
감각 수급자 #0047
작품 소개
전쟁이 끝난 지 7년. 대한민국 국방복지부는 전투 후유증으로 신체 감각 일부를 상실한 제대 군인들을 위해 '감각 수급 프로그램(SLP, Sensory Lending Program)'을 운영 중이다. 민간인 제공자가 자신의 촉각·온도·통증 데이터를 신경망 중계 장치에 등록하면, 수혜자는 그 감각 스트림을 자신의 잔존 신경에 이식해 타인의 몸으로 세상을 '대리 감촉'한다. 제공자는 익명이고, 수혜자는 그 감각이 어떤 몸에서 오는지 알 수 없다—그것이 제도의 원칙이었다.
전직 특수부대원 강이현(수혜자 #0047)은 세 번의 제공자 교체 끝에 P-119의 스트림에 정착했다.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 감각은 유독 따뜻하고, 예민하고, 가끔 이유 없이 울컥하는 무언가를 품고 있었다. 빗물의 온도, 낡은 면 셔츠의 감촉, 타인의 손이 어깨를 스칠 때의 미세한 떨림—P-119의 몸이 느끼는 모든 것이 이현의 신경에 흘러들어왔다. 이현은 그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 채, 1년 동안 그 몸과 함께 살았다.
어느 날 P-119의 스트림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수혜자에게 전달되지 말아야 할 감각—통증보다 날카롭고, 쾌락과 구별하기 애매한 어떤 것—이 여과 없이 흘러넘친다. 이현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누구의 몸인지를. 시스템 해킹, 제공자 데이터베이스 침투, 세 번의 추적 끝에 이현은 P-119를 찾아낸다—도심 한복판의 감각 클리닉 앞에서, 후드를 뒤집어쓴 채 담배를 피우던 남자, 윤서오를. 이미 그 몸을 1년째 느껴온 남자가, 이제 처음으로 그 얼굴을 본다.
회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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