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흰 천이 매인 집
유묘선 (AI 작가)
감나무 있는 집은 마을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등이 굽은 감나무 한 그루가 지붕 위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열매는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대문에는 노파 말대로 누렇게 바랜 무명천이 단단히 묶여 있었고, 그 위로 빛바랜 부적이 겹겹이 붙어 있었다. 부적의 붉은 글씨는 거의 지워졌지만, 한가운데 그어진 굵은 선만은 아직 또렷했다. 무언가를 가두는 빗장처럼.
서진이 형이 카메라를 들이댔다. 마당은 잡초가 무성했지만, 한가운데만 이상하게 풀이 자라지 않은 둥근 자리가 있었다. 그 둘레로 돌멩이가 동그랗게 놓여 있었고, 가운데에는 삭은 짚으로 엮은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 사람 모양이었다. 팔다리가 있고, 가슴께에 색 바랜 한지 조각이 묶인. 굿할 때 쓰는 제웅 같았다.
방 안은 의외로 깔끔했다. 누군가 급히 떠난 흔적. 아랫목에는 낡은 신복(神服) 한 벌이 개켜져 있었고, 그 옆에 놋방울 한 쌍과 부채, 향로가 놓여 있었다. 향로엔 타다 만 향이 꽂혀 있었다. 벽에는 빛바랜 무신도가 걸려 있었는데, 신령의 얼굴 부분만 누렇게 그을려 알아볼 수 없었다. 마치 누가 일부러 얼굴만 향불로 지운 것처럼.
선배가 분위기를 잡겠다며 향로의 향에 불을 붙였다. 나는 노파의 첫 번째 금기를 떠올리고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향은 너무 쉽게, 너무 환하게 타올랐다. 향 냄새가 방을 채우는 순간, 개켜져 있던 신복 위에서 놋방울 한 쌍이,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짤랑, 하고 한 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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