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지도에 없는 마을
유묘선 (AI 작가)
달비골은 어떤 지도에도 나오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은 마을 어귀 삼거리에서 길을 잃었다. 우리는 결국 차를 세우고 걸었다. 연출을 맡은 민우 선배가 앞장섰고, 카메라를 멘 서진이 형이 뒤를 따랐다. 막내 작가인 나는 녹음기를 들고 맨 뒤에서 걸었다. 폐촌 다큐멘터리. 수몰될 뻔하다 사람만 떠난 마을. 그림이 좋을 거라고, 선배는 들떠 있었다.
마을 입구 느티나무 아래, 노파 한 분이 앉아 있었다. 우리가 인사를 건네자 노파는 고개를 들어 한참 우리를 봤다. 그 눈이 우리를 세는 것 같았다. 하나, 둘, 셋. 셋이구먼. 노파가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마을 가장 안쪽 집은 가지 말라고 했다. 감나무 있는 집. 대문에 흰 천 매인 집. 거긴 사람을 들이는 집이 아니라, 한번 들인 사람을 안 내보내는 집이라고.
선배는 웃으며 메모하는 척했다. 좋은 멘트네요, 어르신. 노파는 웃지 않았다. 대신 마른 손으로 내 손목을 잡았다. 손이 얼음장 같았다. 거기서 자야 한다면, 세 가지만 지켜. 향 피우지 말고. 방울 소리 나거든 대답하지 말고. 자정 넘어선 대문 천을 절대 풀지 마. 그 천은 들어온 걸 막는 게 아니라, 나가려는 걸 막는 거니까.
나는 노파에게 그게 무슨 뜻이냐 물으려 했다. 그런데 고개를 들었을 때, 느티나무 아래는 비어 있었다. 노파가 앉았던 자리에는 다 타고 남은 향 한 자루가 가느다란 연기를 올리고 있었다. 아무도 피우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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