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당신은 가짜다 — 그리고 나는 당신의 방패다
종교기사단 제국 서울분관은 이른 아침에도 냄새가 났다.
향 연기. 양피지. 그리고 — 아주 미세하게 — 누군가의 두려움.
카이 에레스는 그 냄새를 알았다. 여관 복도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심지어 거울 앞에서도 맡아봤으니까. 두려움의 냄새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서 가장 짙게 풍겼다. 다만 그것을 절대 얼굴에 드러낸 적이 없을 뿐이다.
"카이 에레스."
청회색 제복 상의에 금실 매듭. 허리에 두른 단검 두 자루. 그리고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듯 돌아가는 옥빛 염주. 서 있는 것만으로도 방 안의 공기를 한 뼘 눌러 납작하게 만드는 인물이 의자에서 일어서지도 않은 채 그를 불렀다.
세라 나인.
카이는 그 이름을 오늘 처음 들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뭔가를 무너뜨리기 위해 갈아온 것처럼 — 예리하고, 한편으로는 처절하게 — 빛나는 눈.
'위험하다.'
카이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검지 마디를 눌렀다. 꺾기까지 가지 않았다. 아직은.
"앉아."
명령이었다. 질문이 아니었다. 세라는 탁자 위에 한 장의 양피지를 밀었고, 그것이 미끄러져 멈추는 위치가 마치 심문 거리를 계산해서 정한 것처럼 정확했다.
카이는 앉았다. 느릿하게. 마치 자신이 원해서 앉는 것처럼.
"이게 오늘의 일정이다."
세라의 말이 이어졌다.
"황도에 머무는 동안 나는 당신 옆에 붙는다. 기상 여섯 시. 이동 전 루트 확인은 내가 한다. 방문자 명단은 하루 전에 보고한다. 취침 후 외출 — 금지."
"기도 시간은요."
카이가 끼어들었다.
세라의 손이 잠깐 멈췄다. 염주가 멈춘 것이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말했다. 이동은 내가 통제한다."
"기도는 개인 신앙의 영역이고, 신의 후계자인 저의 수행 의무는 종교법 제—"
"알고 있다."
세라가 카이의 말을 잘라냈다. 칼날처럼. 군더더기 없이.
"그래서 기도는 방 안에서 하면 된다. 다른 질문."
카이는 잠깐 그녀를 바라봤다.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의 후계자'라는 이름 앞에서 최소 한 번쯤은 머뭇거렸다. 미신인 것 같은데 무시했다가 진짜면 어쩌지, 하는 인간 특유의 경건한 망설임. 세라 나인에게는 그게 없었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눈빛이었다.
"오른손을 내밀어."
"…예?"
"마력 측정이다."
카이의 손가락이 — 보이지 않게 — 꽉 쥐어졌다. 오른손. 왼손. 아무것도 없는 손. 여섯 살 때부터 알고 있었다. 체술사의 손금도, 마법사의 마력 맥도, 성직자의 성흔도 없는 — 완전히 빈 손.
그는 오른손을 내밀었다.
세라는 품에서 얇은 수정판을 꺼냈다. 마력 감응석. 손에 댔을 때 마력이 있으면 빛이 들어오는 물건. 카이는 그것이 어떤 빛을 낼지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빛. 무반응.
수정판이 그의 손바닥 위에 올려졌다.
조용했다.
빛이 없었다.
세라는 그것을 오 초 동안 바라봤다. 카이는 그 오 초 동안 호흡을 고르고, 표정을 고정하고,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의지의 힘으로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수정판이 탁자 위로 돌아갔다.
"당신은 가짜다."
세라가 말했다.
마치 날씨를 알리는 것처럼. 감정 없이. 정확하게.
카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웃었다.
"그 말도 내 허락 없이 믿으면 현실이 된다."
정적.
세라의 염주가 멈췄다. 이번에는 오래.
카이는 그 침묵을 즐기기로 했다. 아니, 즐기는 척하기로 했다. 심장은 여전히 리듬을 잃은 채 제멋대로 뛰고 있었으니까.
"…선언 마법의 원리를 일개 가짜가 인용하는 건 불경이다."
"불경이라고요."
카이가 따라 했다.
"기사님은 선언 마법을 믿으시죠?"
"그게 이 논의와 무슨—"
"믿으시면, 지금 제가 가짜라는 말을 충분히 강하게 믿으시면," 카이는 상체를 살짝 앞으로 기울였다. 탁자 위에 양 팔꿈치를 얹고, 얼굴을 세라 쪽으로 가까이 했다. "세계가 그 말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죠. 그게 두렵지 않으세요?"
세라의 눈이 좁아졌다.
"협박이냐."
"제안이에요."
카이가 웃으며 등받이에 기댔다.
"저를 가짜라고 확신하고 싶으시다면, 그 확신을 조용히 품고 옆에서 지켜보시면 됩니다. 제가 가짜임이 증명되는 순간을 기다리면서요. 아니면—"
잠깐 멈췄다.
"그냥 저를 믿으실 수도 있고."
"믿음을 강요하는 거냐."
"믿음을 권유하는 겁니다."
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서류 한 장을 더 밀었다.
"서명해. 이건 기사단 보호 계약이다. 당신은 내 지시를 따르고, 나는 당신의 생존을 보장한다."
카이가 양피지를 내려다봤다.
굵은 인장. 제국 종교기사단의 문양. 그 아래에 서명란.
그는 잉크를 찍은 깃털 펜을 들어서 — 왼손으로.
세라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갔다.
카이는 서명란 위에 또렷하게 이름을 썼다.
카이 에레스.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서명하는 건, 오른손이 더 중요한 일을 위해 아껴두기 때문입니다."
카이가 펜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니면 단순히 오른손이 아픈 것일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냐."
"기사님이 판단하세요."
세라가 입을 닫았다.
침묵이 흘렀고, 그 사이로 먼지가 햇빛 속에서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녀는 계약서를 접어 집어넣었다. 염주를 세 알 넘겼다.
"첫 번째 규칙.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하면 즉시 알아낼 것이다."
"어떻게요?"
"당신이 말할 때 눈이 오른쪽 아래를 보지 않는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기억을 꾸밀 때 보통 오른쪽 아래를 본다. 당신은 안 본다. 그건 당신이 거짓말을 오래 연습해서 이미 근육에 박혔다는 뜻이다."
카이의 눈이 — 그것도 모르게 — 잠깐 세라의 눈을 마주쳤다가 떨어졌다.
세라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긴장하면 오른손 손가락 마디를 순서대로 꺾는다."
카이가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탁자 아래로 내렸다.
이미 늦었다.
세라의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 억제된 자기 만족처럼 — 움직였다. 웃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웃음에 가장 가까운 표정이었다.
"두 번째 규칙. 내가 묻는 것에는 답해."
"거짓말로 답해도 되나요?"
"상관없다. 거짓말의 내용도 정보다."
카이는 그 대답을 삼 초쯤 씹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 이 사람, 생각보다 훨씬 무섭다.
"세 번째 규칙은요?"
"없다. 두 개면 충분하다."
세라가 일어섰다. 그녀의 단검 두 자루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방 배정은 이미 했다. 너는 3층 서쪽. 나는 3층 동쪽. 복도 하나 사이."
"가깝네요."
"당연하다. 감시자가 멀리 있으면 무슨 의미냐."
"호위라고 하지 않고 감시자라고 하시는 건요."
"같은 말이다."
"다른 말이에요."
세라의 발걸음이 잠깐 멈췄다.
카이는 그 순간을 눈치챘다. 아주 찰나였지만, 발뒤꿈치가 바닥에서 한 박자 더 붙어 있었다.
"나가라."
"제가 나가도 되는 방인데요?"
"나가."
카이는 나갔다.
복도에 나서는 순간, 방문이 그의 등 뒤에서 묵직하게 닫혔다. 카이는 벽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오른손 손가락을 차례로 꺾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기도 중이야."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그 말은 메아리도 없이 사라졌다.
오후. 황도 동쪽 시장 거리.
세라가 앞에서 걸었고, 카이는 세 발짝 뒤에서 걸었다. 세라는 그 간격을 두 번 조정하게 만들었다 — 멈추거나 속도를 바꾸면서. 카이는 그때마다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걸음을 맞춰야 했고, 결국 세 번째에는 나란히 걷게 됐다.
의도한 것이었다. 분명히.
"사람들이 보고 있다."
세라가 말했다.
카이도 알고 있었다. 시장 거리의 상인들, 아이들, 행인들이 그를 알아보고 있었다. '신의 후계자'. 소문은 이미 제국 전체에 퍼져 있었다.
"신경 쓰여요?"
"아니. 더 잘 보이라는 뜻이다."
"…예?"
"암살자들이 노린다는 건 더 개방된 공간에서 이동하는 게 낫다는 뜻이다. 좁은 골목에서 사람 없는 공간보다 대로에서 군중 속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
카이는 세라를 곁눈질했다.
"호위의 원칙이에요?"
"당연하다."
"그럼 '감시'가 아니라 '호위'가 맞는 표현이네요."
또 침묵.
염주가 돌아갔다.
"둘 다다."
카이는 웃음을 참았다. 이기는 게 아니었다. 이 사람은 절대로 완전히 지지 않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시장 거리 모퉁이. 노점 사이의 그늘.
카이의 눈이 잠깐 멈췄다.
검은 외투.
거기까지였다. 한 번 깜박이는 사이에 이미 사라져 있었다. 상인 한 명이 짐을 들고 지나갔고,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카이는 알았다.
어젯밤 여관 지붕. 검은 실. 그리고 지금, 다시 나타난 그 실루엣.
심장이 조용히 한 번 세게 뛰었다.
'보고 있다.'
"왜 멈췄냐."
세라가 한 발 먼저 서서 그를 돌아봤다.
"아, 저게—"
카이는 모퉁이 방향 대신 옆 노점을 가리켰다.
"과일 좀 사도 될까요?"
세라의 눈이 좁아졌다.
"지금 거짓말을 했냐."
"사과가 먹고 싶어서요."
"당신은 방금 시선을 왼쪽 아래로 뒀다."
"…기도 자세입니다."
"그건 아까도 들었다."
세라는 카이의 시선이 갔던 방향을 돌아봤다. 모퉁이. 그늘. 이미 아무것도 없는 곳.
"뭘 봤나."
"아무것도요."
"거짓말."
"거짓말의 내용도 정보라고 하셨잖아요."
세라의 입이 닫혔다. 그녀는 한동안 그 모퉁이를 바라봤다. 오른손이 허리의 단검 쪽으로 갔다가 — 염주 쪽으로 옮겨갔다.
결국 세라는 카이를 보지 않고 말했다.
"…노점에서 혼자 사지 마라. 내 눈 앞에서 산다."
"네."
"그리고 거짓말은 한 번에 하나씩 해라."
"예?"
"동시에 두 개를 하면 내가 어느 것을 잡아야 하는지 모른다."
카이는 멈췄다.
그리고 이번에는 — 참을 수가 없어서 — 실제로 웃어버렸다. 계산 없이. 전략 없이. 그냥.
세라는 그 웃음을 보지 않으려는 것처럼 앞을 봤다.
하지만 그녀의 걸음이 잠깐, 딱 반 박자 느려졌다.
분관으로 돌아오는 길. 저물녘.
노을이 황도의 석조 건물들을 주황빛으로 물들였고, 세라의 금실 매듭이 그 빛을 받아 불처럼 반짝였다. 카이는 그 뒤에서 걸으며 혼잣말로 내일의 거짓말 시나리오를 조용히 중얼거렸다.
"종교청 방문은 불가피하고, 거기서 성흔 검사를 하자고 하면 — 빛에 민감한 피부 질환이 있다고 하면 검사를 거부할 명분이 생기고, 아니면 아예 선제적으로—"
"기도 중이냐."
세라가 뒤를 보지 않고 물었다.
카이가 입을 닫았다.
"…네."
"소리 내서 하지 마라. 시끄럽다."
"기도는 원래 소리 내서—"
"시끄럽다고 했다."
카이는 입을 닫았다.
분관 입구 계단. 세라가 먼저 올라서다가 멈췄다. 카이는 한 계단 아래에서 그녀의 등을 올려다보는 구도가 됐다.
세라가 돌아봤다.
그 눈빛이 저물녘 빛 속에서 — 처음으로 조금 달랐다.
날카로움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안에, 아주 깊은 곳에,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날카로움을 갈기 전의 무언가. 금속이 아직 돌이었을 때의 무언가.
"하나만 묻겠다."
카이는 기다렸다.
"어제 밤 당신을 구한 인물. 그가 남긴 실."
손이 품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그녀의 손 안에 — 검은 실.
카이의 심장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회수했나.'
"이게 뭔지 아나."
"모릅니다."
"거짓말."
"…기도 중에 주운 겁니다."
"셋."
"예?"
"지금까지 오늘 거짓말을 셋 했다. 세고 있다."
카이는 할 말을 잃었다.
세라는 검은 실을 다시 품에 넣었다.
"이건 일반 직물이 아니다. 성소멸단이 암살 마커로 쓰는 실도 아니다. 내가 아는 어떤 결사나 단체의 것도 아니야."
침묵.
"그 인물이 다시 나타나면 즉시 나에게 알린다. 이건 명령이다."
"…만약에 그 사람이 저한테 도움이 되는 쪽이라면요?"
세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도움이 되는 자가 굳이 얼굴을 숨길 이유가 없다."
카이는 그 말을 삼켰다.
반박할 수 없었다. 정확했으니까.
세라가 계단을 다 올라서며 등을 보였다.
"들어와라. 저녁 이후는 방에서 나오지 마."
"…감시자치고 호위 일도 열심히 하시네요."
세라가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같은 말이라고 했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안으로 들어갔다.
카이는 계단 한 칸 아래에 서서 — 그 문을 바라봤다.
오른손 손가락을 다시 차례로 꺾었다. 하나. 둘.
그리고 멈췄다.
'검은 실을 회수했다. 단체 소속도 아니라고 했다.'
'그 말은, 그 사람이 이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진짜 후계자.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취급받는 — 진짜.
카이는 손가락 꺾기를 세 번째에서 멈춘 채, 아까 시장 거리 모퉁이 그늘을 다시 떠올렸다. 빠르게 사라진 그 실루엣.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을 그 눈.
무언가가 목 뒤에서 기어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경계. 아니면 — 설명할 수 없는 다른 감각.
그가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계단 아래 골목에서, 바람 한 줄기와 함께.
검은 실 하나가 발등 위로 떨어졌다.
카이는 눈을 내렸다.
실이었다. 방금 세라가 품에 넣은 것과 — 완전히 같은 실.
세라의 것을 누가 빼간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두 개였던 것인지.
하나를 잡아 올리는 카이의 손가락이 — 이번에는 멈추지 않고 — 다섯 번째 마디까지 전부 꺾였다.
다음 화 — 베르 오소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카이를 "가장 비싼 거짓말"이라고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