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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을 죽인 자의 후계자다 — 세계 최대의 거짓말

3화 · 브로커의 문법

랩-판타지 (AI 작가)

냄새가 먼저였다.

시장 골목의 끄트머리, 생선 비린내와 향신료 연기가 뒤엉킨 공기 속에서 카이는 그것을 감지했다. 너무 깨끗한 냄새. 황도의 하층 시장에 어울리지 않는, 값비싼 삼목(杉木) 오일의 향기. 고급 정보상들이 존재를 지우기 위해 역설적으로 뿌리는, 그 특유의 냄새.

카이는 손가락 마디를 꺾었다. 검지부터 차례로. 딱, 딱, 딱.

온다.

"멈춰."

세라가 먼저 반응했다. 카이의 한 발 앞에서 몸을 틀어 막아서더니 오른손을 허리의 검 자루 쪽으로 내렸다. 염주는 왼손에 이미 쥐어져 있었다. 두 번째 구슬에서 세 번째로 넘어가는 손가락 — 생각하는 중이라는 신호.

"냄새 맡았지?"

카이가 나지막이 물었다.

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자체가 대답이었다.

골목 안쪽에서 그림자 하나가 분리되어 나왔다. 아니, '분리'라는 표현이 맞지 않았다. 마치 그림자가 원래 거기에 없었던 것처럼, 없음의 자리에서 갑자기 있음이 생겨나는 것처럼 — 그 남자는 그냥 나타났다.

키는 카이보다 반 뼘 컸다. 마른 편이었지만 넓은 어깨가 헐렁한 상인의 겉옷 안에서 구조적으로 버티고 있었다. 얼굴의 이목구비는 반듯하고 기억에 남지 않도록 설계된 듯했는데, 그 설계 자체가 오히려 눈에 걸렸다. 너무 평범하면 오히려 수상하다. 미소는 이미 완성된 채로 붙어 있었다. 판매 준비가 끝난 가게처럼.

그의 손가락이 카이의 외투 단추를 건드렸다. 스치듯, 그러나 의도적으로.

"아, 이 단추. 2기작 황동이네요." 목소리는 낮고 잘 굴렀다. "황도 제3구역 금속 장인 거리에서 구슬당 은화 셋. 좋은 안목입니다, 카이 에레스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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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의 검이 반 뼘 빠졌다.

"손."

단어 하나. 그러나 그 단어 안에 '다음엔 두 개 더 나온다'는 예고가 가득했다.

베르는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물러섰다. 후퇴가 아니라 양보하는 동작이었다. "오해는 비쌉니다, 기사님. 제가 파는 것은 정보고, 정보는 칼로 살 수 없어요." 시선은 세라에게 가 있었지만 말은 카이에게 흘러들었다. "반면 카이 에레스 님은 —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것이 있으시죠."

카이는 손가락 꺾기를 멈췄다. 다 꺾었으니까.

"베르 오소." 카이가 말했다. 확인이 아니라 분류처럼 들렸다. "공란(空欄) 소속. 정보 브로커. 만나고 싶진 않았는데."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만나고 싶은 정보를 가진 경우가 많죠." 베르가 외투 안쪽에서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종이를 펼치지 않은 채 손가락 끝으로 탁탁 두드렸다. "신권 최고 의회. 사흘 전 비공개 결의. 의제: 카이 에레스의 처리 방안 재검토."

공기가 바뀌었다.

세라의 손이 염주에서 검으로 옮겨갔다. 검에 닿았다가 다시 염주로 돌아왔다. 그 짧은 왕복이 카이의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혼란. 세라는 혼란스럽다. 이 정보가 자신의 임무 지침과 충돌하고 있어.

카이는 베르를 바라봤다.

"'처리 방안 재검토'." 그가 되풀이했다. "좋은 포장이네. 원래 문구는?"

베르의 미소가 조금 더 넓어졌다. 칭찬받은 것처럼.

"'공식 폐기'." 그가 종이를 다시 접었다. "전임 후계자들과 동일한 절차로. 즉, 황도에서의 공개 부인(否認), 기록 말소, 그리고 — 조용한 소멸."

조용한 소멸. 그 완곡어법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사람은 없었다.

카이의 등이 서늘해졌다. 그러나 얼굴은 움직이지 않았다. 열두 살 때부터 갈고닦은, 그 빌어먹을 무표정.

"그걸 나한테 파는 값이 뭔데."

"파는 게 아닙니다." 베르가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교환이에요. 카이 에레스 님의 다음 선언. 방향은 제가 드리죠. 내용은 님이 채우세요. 결과는 우리 둘이 나눕니다."

"내 거짓말을 도구로 쓰겠다는 거잖아."

"도구라는 단어는 너무 싸요." 베르가 고개를 기울였다. "걸작에 붓을 빌려달라는 겁니다."

세라가 앞으로 나섰다. 카이의 어깨 선과 나란히.

"거래 불가." 짧게. "카이 에레스의 선언은 제국 종교기사단의 감독 하에 있다. 민간 브로커가 개입할 근거 없음."

"감독." 베르가 그 단어를 혀에 올리고 굴리는 것 같았다. "기사님, 방금 의회가 이 분을 폐기하기로 결의했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기사단이 의회 아래에 있다면 — 그 감독이 지금도 유효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세라의 입이 닫혔다.

그게 정답이었다. 그게 베르가 의도한 침묵이었다.

카이는 그 침묵을 봤고, 베르가 그 침묵을 만들었다는 것도 봤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봤다.

베르의 손가락이 종이를 두드리는 리듬이 처음과 달라져 있었다. 일정했던 간격이 두 번째 두드림 직후마다 미세하게 늦어졌다. 말 잘하는 사람들이 특정 단어 직후에 박자를 잃는 것 — 카이는 그것을 '진짜가 건드려진 자리'라고 부르고 있었다.

선언.

베르가 '선언'이라는 단어를 꺼낼 때마다. 정확히 그 뒤에. 박자가 늦어졌다.

카이는 결정했다.

"세라."

세라가 옆을 봤다.

"잠깐 물러나 있어."

"……명령할 위치가 아니다."

"부탁이야." 카이는 그 두 글자를 천천히, 낭비하듯 썼다. "딱 일 분."

세라의 눈이 좁아졌다. 염주가 다시 움직였다. 네 번째 구슬, 다섯 번째—

그녀는 두 걸음 물러났다. 등을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카이는 베르를 향해 돌아섰다.

"베르 오소." 그가 말했다. 이번엔 다른 목소리였다. 청중이 없는 곳에서만 나오는 목소리. "나는 협상하기 전에 상대를 읽는 버릇이 있어."

"좋은 버릇이네요."

"당신, 선언을 직접 써봤지."

정적.

베르의 미소가 처음으로 멈췄다.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 얼었다. 완성된 표정이 처음으로 진행을 멈춘 것처럼.

"흥미로운 주장이네요." 베르가 말했다. "근거가 있으시면—"

"'선언'이라는 단어 다음에 당신 손이 느려져." 카이가 그의 시선을 똑바로 붙들었다. "그 단어가 나올 때마다. 한 번도 빠짐없이. 그리고 당신은 공란의 목표가 선언 마법의 해방이라고 알려진 사람인데, 그걸 이야기할 때 오히려 몸이 움츠러드는 사람은 딱 하나야." 잠깐. "다친 사람."

베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이 직접 쓴 선언이 누군가를 죽였어." 카이의 목소리는 높아지지 않았다. 낮고 조용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진심을 말하지 않는 거야. 모든 말을 상업적 제안으로 포장하고, 협박을 칭찬으로 뒤집고, 상대 물건을 만져서 주도권을 확인하고 — 전부 진심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만든 방어막이야."

골목에 바람이 불었다. 생선 비린내가 흩어졌다.

베르는 오랫동안 카이를 바라봤다.

그러다 웃었다. 이번엔 다른 미소였다. 상업적이지 않은, 약간 상처가 묻어 있는, 그래서 오히려 훨씬 위험해 보이는 미소.

"……카이 에레스 님." 그가 말했다. "당신이 진짜냐 가짜냐, 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한 박자. "지금도 없어요. 그런데 — 이건 첨언합니다 — 방금 당신이 한 짓은."

"뭔데."

"신 살해자의 능력이라고 불러도 되는 짓이에요."

황도 시장 골목, 카이가 베르의 눈을 똑바로 붙들며 그의 오래된 죄책감을 정확히 짚어내는 순간 — 베르의 미소가 처음으로 멈추고,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칼날처럼 팽팽하다.

카이의 심장이 한 박자 비었다.

신 살해자의 능력.

그 말이 목 안쪽에서 걸렸다. 어머니가 그 말을 믿었다. 어머니가 그 말 때문에 죽었다. 지금 베르가 그 말을 하고 있고, 베르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라 — 그냥 자신의 이익을 정확히 계산하는 사람이었다.

카이는 손가락 마디를 꺾으려다 멈췄다. 이미 다 꺾었으니까.

"조건 들을게." 그가 말했다. "단, 나는 내용을 바꿀 권리를 유지해."

"당연히 그래야 걸작이 나오죠."

"그리고 한 가지." 카이가 베르를 향해 반 걸음 좁혔다. 신장 차이 때문에 위를 봐야 하는 각도였지만 카이는 그 각도를 쓰지 않았다. 정면을 봤다. "당신이 죽인 사람. 이름이 뭐야?"

베르의 눈이 미세하게 수축했다.

"그건 거래와 무관합니다."

"알아." 카이가 말했다. "그냥 궁금해서."

침묵이 다시 왔다. 이번 침묵은 베르가 만든 게 아니었다.

"……라엔." 베르가 아주 낮게 말했다. 이름이 아니라 숨처럼. "제 선언을 믿었던 사람이에요."

카이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것도 예의의 한 형태임을 알고 있었다. 이름을 말한 사람에게 반응을 돌려주면 그 이름이 무거워진다는 것도.

"거래하지." 그가 말했다.

세라가 돌아왔다. 두 걸음, 세 걸음. 염주가 첫 번째 구슬로 돌아와 있었다. 결론을 기다리는 자리.

"거래 내용." 세라가 단호하게. "보고해야 한다."

"신권 의회가 나를 폐기하기로 결의했어." 카이가 세라를 봤다. "세라, 너도 알아야 할 거야."

세라의 얼굴에서 무언가가 지나갔다. 염주 구슬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세 번째.

"……확인이 필요하다."

"물론이지." 베르가 종이를 세라 쪽으로 내밀었다. "진위 확인은 무료입니다, 기사님. 서비스예요."

세라는 종이를 낚아채다시피 가져갔다. 펼쳤다. 읽었다.

카이는 그녀의 눈동자가 내용을 따라 움직이는 것을 봤다. 중간쯤에서 멈췄다. 그 자리에서 멈추는 게 무슨 내용인지 카이는 몰랐다. 하지만 세라의 오른손이 — 검 쪽이 아니라, 가슴 쪽으로, 옷 안쪽으로 — 들어가는 것을 봤다.

동생. 카이는 생각했다. 저 안쪽 어딘가에 동생에 관한 것이 있는 거야.

"유효한 문서다." 세라가 종이를 접었다. 베르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추가 확인은 내가 한다."

"물론." 베르가 흔쾌히. "그럼 우리 거래는 성립된 거네요, 카이 에레스 님."

"아직 방향 못 들었어."

"아." 베르가 웃었다. 이번엔 진짜로 즐거운 표정이었다. "신권 최고 의회 의장의 개인 신앙 의례. 3일 후 황도 동문 성당. 카이 에레스 님이 그 자리에서 선언을 하나 해주시면 돼요. 내용은 이겁니다—"

베르의 입이 열리려는 순간.

골목 끝에서 소리가 왔다.

발소리가 아니었다. 바람이 아니었다. 어떤 것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 — 화살처럼 가늘고, 칼날처럼 차가운.

세라의 몸이 번쩍 앞으로 나왔다. 카이를 향해. 정확히 그의 가슴팍을 양팔로 밀치며 덮어쓰는 자세로.

뭔가가 세라의 어깨 바로 옆을 지나쳤다.

골목 벽에 박혔다. 검은 실이 달린, 바늘처럼 가는 것.

카이는 그것을 봤다.

검은 실.

세라도 봤다. 베르도 봤다. 세 사람이 동시에 같은 것을 봤다.

세라가 카이의 가슴에서 한 발 물러나며 그를 잡아 세웠다. 손이 어깨를 쥐고 있었다. 강하게. 카이가 세라의 손을 느끼는 것과 정확히 같은 순간에 세라도 자신의 손이 카이를 쥐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두 사람의 숨이 섞일 정도의 거리. 세라의 눈이 카이의 눈과 마주쳤다. 0.3초.

세라가 카이를 놓고 벽 쪽으로 몸을 돌렸다.

"위치 확인."

"없어요." 베르가 조용히 말했다. 처음으로 상업적 포장이 벗겨진 목소리였다. "사라졌습니다. 3초 전에."

세라가 온몸으로 카이를 감싸 쥔 순간 — 검은 실이 달린 암기가 세라의 어깨 바로 옆 벽에 박히고, 두 사람의 눈이 0.3초 동안 맞닿는다.

카이는 벽에 박힌 것을 바라봤다.

검은 실 끝에 조각종이가 달려 있었다. 베르가 먼저 뽑아냈다. 펼쳤다.

읽고 멈췄다.

카이에게 건넸다.

종이 위에 글자 다섯 개.

아직은 죽이지 않겠다.

필체는 단정했다. 사람의 손이 쓴 것이 맞는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도구처럼 정확한 글씨.

카이는 그 종이를 쥔 채로 생각했다. 어젯밤 검은 외투. 오늘 두 번째 실. 그리고 이 메시지.

아직은.

죽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 아직은. 그 단어 하나가 다음을 전제하고 있었다. 조건부. 이유 있는 유예.

베르가 카이 곁으로 왔다. 목소리를 낮췄다.

"그 암기, 제가 아는 기술이에요." 그의 상업적 포장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돌아오지는 못했다. "공란 내부에서도 전설처럼 도는 기술. 무명이라고 부르는 사람의 것."

무명.

카이의 손가락이 다시 한 번 꺾으려고 했다.

이미 다 꺾었다.

"가짜 후계자와 진짜 암살자." 베르가 말했다. 이번엔 상업적이지 않게. "3일 후 성당에서 보게 될 것들이 더 재미있어지겠네요."

세라가 돌아왔다. 그의 얼굴에서 감시자의 눈이 완전히 돌아와 있었다. 감정이 없는 눈. 그러나 카이는 알고 있었다.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감정을 집어넣은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동한다." 세라가 말했다. "지금 당장."

그녀가 먼저 걸었다.

카이가 따라갔다.

골목 모퉁이를 돌며 카이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하늘을 생각했다. 지붕 위 어딘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가 보고 있을 거라는 것을.

아직은.

그 두 글자가 목 안쪽에서 맴돌았다.

지짜가 가짜를 살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유를 모른다. 이유를 모르는 것이 이유를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도, 열여덟의 카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

발소리가 세라의 것과 섞여 골목 밖으로 흘러갔다.

검은 실 하나가 바람에 흔들리며, 벽에 박힌 채, 아직 거기 있었다.

다음화 예고
4화 · 신(神)보다 큰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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