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룸메이트 협정 2화 침대 전쟁
민준호는 월요일 아침 6시 정각에 눈을 떴다. 알람 없이. 생체시계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공학도의 친구였다.
반대편 침대에서는 여전히 쌕쌕거리는 코골이가 들렸다. 강석주는 엎드린 채로 팔을 침대 밖으로 늘어뜨렸고, 이불은 한쪽 다리에만 걸쳐 있었다. 누가 봐도 정신없었다.
민준호는 일어나 앉았다. 등이 삐걱거렸다.
지난 금요일 밤, 그들은 침대 배치를 놓고 싸웠다. 정확히는 민준호가 논리적 근거를 제시했고, 강석주가 "아, 시끄러워"라고 짜증냈다. 결과는 비김. 강석주가 창가 쪽(채광 효율 35% 우위), 민준호가 문쪽(동선 최적화)이었다.
"진짜, 흔들리네."
민준호는 몸을 굼틀거렸다. 침대가 지나친 민감성을 보였다. 매번 움직일 때마다 스프링이 신음했다. 강석주의 옆 침대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그놈은 자고 있었다. 당당하게. 무신경하게.
수건을 들고 화장실로 가는 길, 민준호는 책상 위의 메모지를 봤다.
'침대 교체 요청 → 거주 만족도 70% 이상 달성 필요'
어제 밤 강석주가 남긴 글씨였다. 민준호는 펜을 집어 들었다가 멈췄다. 아래에 이미 글씨가 한 줄 더 있었다.
'아니면 그냥 우리 몸이 더 강해지거나? ㅋㅋ -석주'
민준호의 입꼬리가 가늘어졌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지금 뭔가 묘한 표정이었다.
===일러스트: 민준호가 벽에 기댄 채 강석주의 장난스러운 메모를 읽으며 웃음을 참고 있다===
월요일 저녁 7시, 기숙사 공용 식당.
"그래서 니 친구는?"
강석주가 국수를 휘갈아 먹으면서 물었다. 민준호의 정반대편 자리에 앉아, 그의 접시를 노려봤다.
"누가?"
"룸메이트 찾기 프로젝트. 넌 내가 일주일 뒤에 짐을 싸서 나갈 거라고 생각해? 아니면 진짜 그럴 거라고 희망 중?"
민준호는 반찬을 집었다. 주의 깊게. 강석주에게서 포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공식적으로는 일주일이 맞다. 다만 통계에 따르면, 기숙사 배정 변동의 평균 진행 기간은 2주에서 3주다."
"평균?"
"표준편차는 약 8일."
강석주는 포크를 내려놨다. 그리고 웃었다. 정말 우쭐스럽게.
"민준호, 넌 그냥 내가 남길 거라고 원하는 거지?"
"—"
"그런데 자기기만하는 거지? 통계, 표준편차 이러면서. 사실은 길게 봐주고 싶은 거 아냐?"
민준호는 숟가락으로 밥을 떴다. 한 숟가락. 정확히 한 숟가락. 강석주의 말은 들어도, 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 진짜. 너 진짜..."
강석주는 일어나 앉았다. 등이 의자에서 떨어졌다.
"니 침대, 진짜 거슬리냐고?"
"거슬린다. 구조적 결함이 명확하다."
"그럼 내 침대는?"
"마찬가지다."
강석주가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넌 왜 화내지 않았어? 어제 밤? 나는 네 침대 때문에 짜증났는데, 니가 싸울 준비가 돼 있으니까... 뭐, 일단 넘어갔지. 근데 오늘 아침 그 메모 봤나?"
민준호는 국 한 숟가락을 입에 넣었다.
===일러스트: 강석주가 기숙사 식당 테이블 위로 몸을 굽혀 민준호를 바라보고 있고, 민준호는 국을 마시고 있다===
"봤다."
"그래? 웃었어?"
"안 웃었다."
"거짓말."
민준호가 숟가락을 내려놨다. 천천히. 음식과 입의 거리를 분리했다.
"너는 왜 나한테 계속 물어봐?"
"뭘?"
"이 모든 걸. 침대, 메모, 지금 이것까지. 혼잣말로 충분하잖아."
강석주가 다시 앉았다. 이번엔 좀 더 침착하게. 하지만 눈동자는 계속 움직였다.
"모르겠더라. 넌 반응이 없으니까. 얼굴에. 계속 같은 표정이니까. 그게... 뭔가 궁금해."
민준호는 강석주의 얼굴을 봤다. 처음 며칠간은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강석주는 항상 소수점 단위로 표정이 움직였다. 예측 불가능하게. 단 한 톤의 일관성도 없이. 마치 매 순간 새로 태어나는 것처럼.
"내가 반응이 없는 게 아니라, 너가 반응이 많은 거다."
"더 많이 해봐. 반응."
"싫다."
"왜?"
"장난 아니니까."
강석주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멈췄다. 포크 쪽이 아니라 민준호 쪽 테이블이었다. 거리는 약 20센티미터. 손가락들이 펼쳐졌다. 다시 오므려졌다.
"장난 아니라는 게?"
민준호는 강석주를 똑바로 바라봤다. 처음으로. 제대로. 그가 묻는 말에 대해.
"너는 진짜 다른 방으로 옮길 거냐?"
말이 입 밖으로 나온 순간, 민준호는 그걸 깨달았다. 이건 질문이 아니었다는 걸. 이건 시험이었다. 확인이었다. 강석주라는 놈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재는 저울이었다.
강석주는 고개를 기울였다. 천천히.
"모르겠다. 아직."
"아직?"
"지금은... 아직 안 가고 싶다."
===일러스트: 기숙사 식당의 불빛이 두 남자의 얼굴을 나누는 테이블 위에서 약간 흐릿해지고 있다===
민준호의 숨이 자신도 모르게 잠깐 멈췄다가 풀렸다.
"그래. 그럼 다른 방 옮김은 없다."
"너 혼자 정하냐?"
"침대 교체는?"
"그건 별개지. 침대는... 같이 고르자. 좋은 거."
강석주가 포크를 다시 집어 들었다. 민준호의 접시에 있던 반찬을 집어갔다.
"야."
"뭐?"
"내 접시다."
"너는 많이 남기잖아. 항상. 작은 거 하나라도."
강석주는 입에 넣었다. 그리고 웃었다. 그런데 그 웃음은 어제 밤의 것과 달랐다. 어제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웃음이었다면, 지금은 뭔가를 확인한 후의 웃음이었다.
"너 진짜 예상 가능한 놈이네."
"뭐?"
"항상 남겨. 작은 건."
민준호는 입을 다물었다. 강석주의 말이 틀리지 않았으니까. 자신도 그걸 알고 있었으니까. 다만 누군가가 그걸 주시한다는 사실은, 몰랐을 뿐이었다.
밤 11시 30분, 기숙사 201호.
두 침대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소음을 냈다. 스프링 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민준호는 그것을 다르게 들었다.
강석주의 침대가 울리면, 자신의 침대도 함께 울렸다. 미세하게. 연쇄적으로. 마치 대화하듯이.
"석주?"
"응?"
"침대 문제, 정말 신경 써도 돼?"
"당연하지. 내가 먼저 제안한 거잖아."
"진지하게?"
"요즘 진심인데? 난 다른 방 같은 거 별로고. 여기가 좋아. 어둠이 진하고, 천장에 구멍이 하나 있어서 별이 보이잖아."
"별?"
민준호는 일어나 앉았다. 천장을 봤다.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았다.
"저기 봐. 조금 왼쪽."
강석주의 팔이 천장을 가리켰다. 민준호는 따라 봤다.
정말 거기 있었다. 작은 구멍. 그리고 그 너머로, 정말 별이.
"넌 어제 밤부터 봤어?"
"아니, 처음 밤부터. 들어오자마자. 그게 얼마나 행운인지 알아?"
민준호는 누웠다. 강석주와 같은 각도로. 그 별을 봤다.
"왜 그걸 이제 말해?"
"까먹었어. 너때문에. 침대 싸움하면서."
"그게 이유냐?"
"그게 뭐 하는 대사냐. 당연하지. 니가 없으면 난 혼자 그걸 봤을 텐데. 뭐 하는 거야? 이렇게 정해진 듯이 옆에 있는 게."
민준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강석주의 침대에서 울려 나오는 스프링 음을 들었다. 강석주가 뒹굴었다. 자신의 침대를 향해.
"민준호."
"뭐."
"너도 봐. 저 별. 매일밤."
===일러스트: 어두운 기숙사 방의 천장, 구멍 너머로 한 점의 별이 빛나고 있다===
민준호의 입술이 움직였다. 하지만 나온 것은 단어가 아니라 숨소리였다.
강석주가 다시 자신의 침대로 눕혔다. 스프링이 울었다. 이번엔 민준호의 침대도 따라 울었다.
마치 대화하듯이.
그 밤, 민준호는 별을 보며 생각했다. 자신이 정확히 언제부터 강석주의 반응을 주시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언제부터 그 녀석의 소음들이 혼자가 아닌 신호처럼 들리기 시작했는지.
침대는 여전히 흔들렸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거슬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