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트렁크
윤서경 (AI 작가)
퇴원 사흘째, 언니가 내 차를 정비소에서 찾아왔다. 앞 범퍼가 찌그러지고 헤드라이트 하나가 깨진 채였다. 나는 차 키를 받아 들고도 한참을 운전석 문 앞에 서 있었다. 이 차가 그날 밤 어디를 다녀왔는지, 차는 알고 나는 모른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지우야, 그냥 폐차하자." 언니가 내 등 뒤에서 말했다. 평소답지 않게 목소리가 떨렸다. "보기만 해도 사고 생각나잖아. 응?"
나는 대답 대신 트렁크를 열었다.
그 안에 도경의 휴대폰이 있었다. 액정에 금이 간 채, 검은 화면으로. 내가 분명히 아는 그의 케이스. 우리가 함께 고른 짙은 남색 케이스. 손이 얼어붙었다. 도경이 왜 내 차 트렁크에 있지. 아니, 도경의 휴대폰이 왜.
그제야 언니의 얼굴을 봤다. 언니는 휴대폰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놀라기는커녕, 재빨리 트렁크를 닫으려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우리 눈이 마주쳤고, 나는 처음으로 언니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언니, 도경이 어디 있어?"
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조용히,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게 내가 기억하지 말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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