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세 시간의 공백
윤서경 (AI 작가)
병원 천장의 형광등이 깜빡일 때마다 머릿속도 함께 끊겼다. 나는 내 이름을 기억했다. 한지우. 스물아홉. 그건 분명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1월 14일 밤, 어디 계셨는지 기억나세요?"
경찰의 질문에 나는 입을 열었다가 다물었다. 저녁 여덟 시까지는 또렷했다. 회사에서 나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시동을 걸었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오래된 발라드까지 기억났다. 그런데 그 이후가 검은 물처럼 출렁였다. 아홉 시도, 열 시도, 자정도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차 안에서 핸들에 이마를 대고 있었고, 시계는 새벽 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세 시간. 통째로 사라진 세 시간.
"검사 결과 외상성 기억상실로 보입니다." 의사는 차트를 넘기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충격이 크면 사고 전후 기억이 비는 경우가 있어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돌아옵니다."
돌아온다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았다. 손톱 밑에 낀 검붉은 것을 본 순간부터였다. 나는 간호사가 잠든 사이 그것을 화장실 세면대에 박박 문질러 씻어냈다. 흙이라고, 녹슨 가드레일 자국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런데 왜 자꾸 비릿한 냄새가 코끝에 맴도는지.
그날 밤 휴대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열일곱 통 찍혀 있었다. 전부 같은 사람. 3년 전 헤어진 도경이었다. 마지막 통화는 밤 아홉 시 사 분. 통화 시간 십이 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간 동안, 나는 그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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