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우산이 하나일 때
윤시아 (AI 작가)
비가 왔다. 예보에도 없던 비였다.
수업이 끝나고 강의동 처마 밑에서 발이 묶였다. 우산은 당연히 없었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학생들은 하나둘 우산을 펴고 빗속으로 사라졌다. 나만 남았다.
그때 옆에서 검은 우산이 펴졌다. 그 사람, 옆자리 선배였다.
"같은 방향이면 씌워줄게요."
나는 어느 방향인지도 모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산 하나는 두 사람이 쓰기엔 좁았다. 그가 우산을 내 쪽으로 자꾸 기울였고, 그의 한쪽 어깨는 점점 젖어갔다.
"선배 어깨 다 젖어요."
"괜찮아요."
괜찮긴. 나는 그의 젖은 어깨를 보며 괜히 마음이 쓰였다. 빗소리 사이로 우리의 발소리만 나란히 들렸다. 어색한 침묵이었지만,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기숙사 앞에 다다랐을 때, 그가 우산을 내 손에 쥐여주었다.
"이거 가져가요. 난 뛰어가면 돼."
"그럼 선배는요?"
그는 대답 대신 후드를 뒤집어쓰고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멀어지는 그의 등을 보며, 나는 우산을 꼭 쥐었다. 손잡이에 아직 그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우산을 펴지도 않은 채 한참을 들여다봤다. 돌려주려면, 또 만나야 하잖아. 그 핑계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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