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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장의 거상

2화 · 환전의 틈

도하람 (AI 작가)

개항장에는 세 가지 돈이 돌았다. 조선 엽전, 청나라 은전, 일본 은화.

진우는 다음 날 새벽부터 부둣가를 돌았다. 늙은 점원 박서방을 앞세워 환전상 좌판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가 보려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숫자였다. 같은 일본 은화가, 청 객주 거리에서는 엽전 스무 닢, 일본 상회 앞에서는 스물세 닢에 거래되고 있었다.

"박서방. 이거 보여?" 진우가 좌판을 가리켰다. "같은 돈인데 길 하나 건너면 값이 다르잖아."

박서방은 시큰둥했다. "도련님, 그게 다 거리가 멀어 그런 겁니다. 누가 그 푼돈 벌자고 종일 부두를 뜁니까."

진우는 속으로 웃었다. 푼돈. 백 년 뒤 사람들은 이걸 '차익 거래'라 불렀고, 그 푼돈으로 거대한 회사가 굴러갔다. 차이가 있는 곳에 돈이 흐르고, 그 흐름의 길목에 앉는 자가 거상이 된다.

문제는 밑천이었다. 엽전 세 닢으로는 차익은커녕 국밥 한 그릇이 끝이었다. 그러나 진우에겐 돈보다 무서운 것이 있었다. 신용을 만드는 법, 그리고 남의 돈을 굴리는 법.

그는 객줏집으로 돌아와 누이에게 말했다. "연아, 아버지 장부 다 꺼내 와. 빚진 사람 명단 말고, 우리한테 빚진 사람 명단."

망한 줄 알았던 객줏집에, 받을 돈이 남아 있었다. 다만 아무도 받으려 들지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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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빚으로 빚을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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