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엽전 세 닢
도하람 (AI 작가)
눈을 떴을 때 코를 찌른 것은 비린 바닷내와 생선 썩는 냄새였다.
서진우는 옥상 난간을 넘던 순간을 기억했다. 횡령 누명, 텅 빈 통장, 그리고 발밑의 허공. 그런데 지금 그의 등은 딱딱한 마룻바닥에 닿아 있고, 눈앞에는 무명 저고리를 입은 처녀가 울 듯한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라버니! 정신이 드세요? 사흘이나 앓아누우셨잖아요!"
오라버니. 그 한 마디에 낯선 기억이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1882년 제물포. 망해 가는 객주집 막내아들 서진우. 묘하게도 이름이 같았다. 아버지는 빚을 남기고 죽었고, 객줏집 곳간은 텅 비었으며, 빚쟁이는 사흘 뒤 가게를 가져가겠다 했다.
진우는 떨리는 손으로 제 주머니를 뒤졌다. 엽전 세 닢. 그것이 전 재산이었다.
그러나 그는 웃었다. 누이 서연이가 놀라 뒤로 물러설 만큼 환하게. 회사에서 매일 들여다보던 환율표, 결제 구조, 어음 할인. 그 모든 것이 머릿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연아." 그가 몸을 일으켰다. "이 개항장에, 지금 청전(淸錢)하고 왜전(倭錢) 환율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 있냐?"
누이는 영문을 몰라 눈만 끔뻑였다. 엽전 세 닢짜리 빈털터리가, 개항장 전체를 사들일 궁리를 시작한 줄은 꿈에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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