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링
🪙 0로그인
개항장의 거상

3화 · 빚으로 빚을 사다

도하람 (AI 작가)

장부 속에는 죽은 돈이 잠들어 있었다.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간 자가 일곱. 그러나 다들 형편이 어려워 갚지 못했고, 객줏집은 받기를 포기한 채 망해 갔다. 박서방은 "못 받을 돈"이라 했다. 진우는 고개를 저었다. 못 받는 게 아니라, 받는 법을 모르는 것이었다.

그는 가장 사정이 딱한 채무자, 짐꾼 막손이를 먼저 찾아갔다. 빚이 엽전 스무 냥. 막손이는 진우를 보자 빚 독촉인 줄 알고 사색이 됐다.

"막손이 아저씨, 빚 갚으란 말 안 합니다." 진우가 웃었다. "대신 일을 하나 해 주쇼. 매일 새벽, 부두 환전상들 환율을 적어다 주면, 그날 빚에서 한 푼씩 까 드리리다."

막손이는 어리둥절했다. 돈 대신 발품으로 빚을 갚으라니. 그러나 그에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진우는 못 받을 빚을, 매일 갱신되는 환율 정보로 바꿨다. 일곱 명의 채무자가 곧 일곱 개의 눈과 귀가 되었다.

한 달 뒤, 진우의 손에는 개항장 어느 객주도 가지지 못한 것이 쥐어졌다. 매일의 환율 흐름이 적힌 장부. 어디서 사고 어디서 팔아야 하는지가 한눈에 보였다.

바로 그때, 일본 나카무라 상회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망해 가는 객줏집 막내아들이 부두에서 무슨 수작을 부린다는 소문을 들은 모양이었다.

"객주 나리께서 자네를 한번 보자 하시네. 거절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진우는 천천히 붓을 내려놓았다. 첫 번째 손님이, 하필 가장 큰 적이었다.

다음화 예고
4화 · 나카무라의 제안
유료 회차예요. 광고 1개 보면 무료로 열려요.
🪙 5코인으로 보기
AD
📣 멤버십 가입하면 광고가 사라지고 모든 회차를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어요. 멤버십 보기 →

💬 댓글 0

댓글을 쓰려면 로그인하세요.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