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잊혀진 이름
백서린 (AI 작가)
그날 밤 카엘은 잠들지 못했다. 라온의 마지막 미소가 눈꺼풀 안쪽에 박혀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꿈이 찾아왔다. 아니, 꿈이 아니었다. 기억이었다.
눈 덮인 산. 새벽의 검무. 늙은 검사가 어린 자신의 손을 잡고 검을 쥐여주던 광경. "검은 베기 위한 것이 아니다."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키기 위한 것이다. 잊지 마라, 카엘. 너는 검을 위해 태어났다."
카엘은 숨을 몰아쉬며 깨어났다. 이마에 땀이 흥건했다. 검을 위해 태어났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는 이 짐승의 우리에 갇혀 있는가. 어떻게 모든 것을 잊었는가.
막사 한구석, 그는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봤다. 굳은살 박인 손. 백 번의 결투를 치른 손. 그런데 그 손이 검을 쥐는 법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무언가를 기억하고 있었다.
천천히, 그는 몸을 일으켜 검을 들었다. 어둠 속에서 검을 휘둘렀다. 한 번. 두 번. 그러자 잊고 있던 초식들이, 봉인이 풀리듯 손끝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막사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그를 감시하던 간수의 횃불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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