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백 번째 모래
백서린 (AI 작가)
모래는 늘 목이 말랐다. 아무리 피를 부어도 다음 날이면 다시 메말라 있었다.
카엘은 검을 늘어뜨린 채 모래 위에 섰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귀족들은 와인 잔을 들고 웃었고, 노예 둘이 서로의 목을 노리는 광경에 박수를 보냈다.
맞은편에는 라온이 있었다. 같은 막사에서 빵을 나눠 먹던 동료. 어젯밤까지만 해도 함께 별을 세던 친구. 오늘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했다. 그것이 아레나의 규칙이었다.
"미안해하지 마." 라온이 검을 들며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가 살아. 너는… 나보다 멀리 갈 사람이니까."
카엘은 대답하지 못했다. 검이 부딪쳤다. 모래가 튀었다. 라온의 검은 무뎠고, 카엘의 검은 빨랐다. 단 세 합 만에 승부가 갈렸다.
라온이 무릎을 꿇었다. 그의 가슴에서 붉은 꽃이 피어났다. 카엘을 올려다보며, 그는 마지막으로 웃었다. "고맙다… 빨라서."
관중석의 환호가 천둥처럼 울렸다. 카엘은 피에 젖은 검을 쥔 채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의 백 번째 승리였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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