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떠넘겨진 이름
정세린 (AI 작가)
아침 회의실 공기는 늘 미지근했다. 오성식 팀장이 어젯밤 지호가 만든 기획서를 띄웠다.
"이번 건은 다들 고생했어. 특히 박 사원, 밤새웠다며?"
지호의 손끝이 멈췄다. 박 사원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 기획서를 만든 건 지호였다. 새벽 두 시까지 자료를 뒤지고, 문구를 다듬고, 표를 정렬한 것은 분명 자신이었다. 그런데 공은 다른 이름 위에 얹혔다.
회의가 끝나고 복도에서 한미래가 종이컵을 내밀었다.
"봤지? 너 또 호구된 거. 오 팀장 저런 거 한두 번이야?"
지호는 커피를 받아 들었지만 입에 대지 않았다. 뜨거운 종이컵의 온기가 손바닥에 번졌다. 화가 나는 건 아니었다. 화보다 먼저 찾아온 건, 이상하게도 피곤이었다. 7년간 쌓인 피로가 한순간 묵직하게 어깨를 눌렀다.
"미래야." 지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오늘은 정시에 퇴근해볼까 해."
미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호 자신도 그 말이 자기 입에서 나온 게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내뱉고 나니, 가슴 한구석이 이상하리만치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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