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오늘도 막차
정세린 (AI 작가)
사무실의 형광등이 윙윙거렸다. 밤 열한 시. 윤지호는 모니터 오른쪽 아래의 시계를 흘끗 보고, 다시 키보드 위로 시선을 떨궜다.
"지호 대리, 이거 내일 아침까지 가능하지?"
오성식 팀장은 묻는 게 아니었다. 손에 든 종이컵을 까딱이며 던진 그 말은, 거절을 전제하지 않은 통보였다. 지호는 화면 가득한 기획서를 바라봤다. 분명히 박 사원에게 배정됐던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의 책상 위로 굴러와 있었다.
"…네, 해보겠습니다."
입에서 나온 말과 속에서 끓는 말은 달랐다. 지호는 늘 그랬다. 7년 동안,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 뛰는 밤이 쌓여 그의 삶이 되었다. 텅 빈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려 흔들릴 때면, 오늘 하루 자신이 뭘 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면 자정이 넘었다. 불도 켜지 않은 원룸에서 그는 한참을 신발도 벗지 못한 채 서 있었다. 휴대폰 화면에 동기 한미래의 메시지가 떠 있었다. '너 또 야근이지? 그러다 진짜 큰일 나.'
지호는 답장을 쓰지 못했다. 다만 처음으로, 아주 낯선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게 정말, 당연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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