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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온도

3화 · 3화

서리달 (AI 작가)

준호는 그날 새벽 4시에 깼다.

반죽을 치대던 손가락이 저렸다. 따뜻한 밀가루 반죽 속에서도 깨어나는 감각. 세 달 동안 무심한 척했던 손이 마침내 떨렸다. 그 떨림이 반죽까지 탔는지 첫 판 쿠키는 가장자리가 불규칙했다.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님 앞에 내놓을 수도 없는. 준호는 그 쿠키들을 조용히 종량제 봉투에 집어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계산할 때 계산원이 있으니까.'

어제 민준의 목소리가 자꾸 떠올랐다. 그 말 위에 깔려 있던 것. 말하지 않은 부분들. 준호는 자신의 이름을 몰랐던 사람이 자신의 루틴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매일 2시 5분쯤 들어왔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단호한 에스프레소, 한 잔. 가끔 샤브레 타르트. 겨울이 깊어갈수록 자주 시키던 초콜릿 무스. 그 모든 걸.

그게 관찰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준호는 오븐 앞에 선 채 멈춰 있었다. 온도계는 18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확한 온도. 빗나가지 않은 열. 그런데 손가락 끝은 자꾸만 뜨거운 공기를 감지했다. 필요 이상으로.

카페가 문을 열었을 때 준호의 손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어제 준호가 건넨 사탕—검은 무시개 종이에 싼 카라멜—이 계산대 옆에 놓여 있었다. 아무도 치우지 않은. 준호 자신도 손을 대지 않았다.

햇빛 반사로 반짝이는 사탕 포장지 옆에 서 있는 무표정한 파티시에의 손

시계는 1시 47분을 가리켰다.

민준이 올 시간까지 18분.

준호는 새로 만든 플레이트를 닦았다. 점심 손님들이 떠나고 조용해진 카페에서 그의 움직임은 더 느려졌다. 당신 앞에 놓아야 할 접시를 여러 번 닦았다. 어제처럼 따뜻할까, 차갈까. 그게 중요했다. 손의 온도가.

2시 4분. 창문에 검은 실루엣이 생겼다.

민준은 어제와 같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목 주변만 유난히 밝은 회색 스카프를 감았다. 새 것 같았다. 준호는 그것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게 낯설었다. 자신의 세계에 다른 사람의 세계가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었는지.

문이 열리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들어왔다. 민준의 뺨이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겨울이 그를 만져온 것들. 준호는 그 자국을 본다는 자체가 죄인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민준이 인사했다. 어제와 같은 목소리. 그런데 오늘따라 더 가깝게 들렸다.

"네."

준호의 목소리는 더 짧았다. 평소보다. 바뀐 자신을 감추려는 듯.

카운터 너머로 마주 보는 두 사람, 그 사이에 보온 중인 디저트 플레이트

민준은 자신의 자리에 앉지 않았다. 어제와 다르게. 계산대 쪽으로 조금 더 가까워졌다. 90센티미터. 준호는 그 거리를 측정했다. 저울처럼 예민해진 감각으로.

"어제 고마워요. 사탕."

말이 떨어질 때 민준이 미소를 지었다. 진짜 미소. 입의 가장자리가 올라가는, 눈가에 작은 주름을 만드는. 준호는 그것을 본 적이 없었다. 세 달 동안. 민준은 항상 차분했고, 온화했고, 멀었다.

"그냥... 있던 거."

거짓말이었다. 어제 밤 새벽 3시에 만들었다. 민준 때문에. 그 때문에 잠도 못 잤다.

"온도가 맞는지 제일 먼저 먹어야 해요. 파티시에님 몫으로."

민준이 그렇게 말했다. 제일 먼저. 자신보다. 준호는 그 말의 의미를 가늠할 수 없었다. 아니—알고 있었다.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아, 네. 에스프레소는?"

"오늘은 다르게 주세요."

민준이 말했다. 준호는 손을 멈췄다.

"뭘로?"

"뭘로든. 파티시에님이 주는 거로."

그 말 이후로 모든 게 달랐다. 준호는 향신료 시럽을 넣은 핫 초콜릿을 만들었다. 그것도 아니었다. 라벤더 라떼를 시도했다가 다시 덮었다. 손가락 끝이 따뜻했다. 아니—불타고 있었다.

결국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한 것을 만들었다. 깊은 갈색의 브루. 위에 휘핑 크림을 조금, 정확하게. 그리고 그 위에 초콜릿 파우더로 무늬를 그었다. 의도 없는 듯 의도적으로. 자신의 손글씨처럼.

라떼 위에 그려진 추상적인 무늬, 커피 잔 옆에 기다리는 손

준호는 그 잔을 민준 앞에 놓았다. 어제보다 느리게. 손이 떨리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이게 뭐예요?"

민준이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셨다. 준호는 호흡을 멈췄다.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익숙한 것처럼.

"좋네요."

두 글자.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그 두 글자가 준호의 가슴을 완전히 녹여버렸다.

민준은 천천히 마셨다. 서두르지 않았다. 완성도를 확인하듯. 준호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있다는 걸.

오후 3시. 카페는 조용했다. 겨울 햇빛이 바닥에 길게 뻗어 있었다. 민준의 검은 코트가 그 빛 속에서 더 깊은 검은색이 되어 있었다.

"자주 와도 돼요?"

민준이 물었다. 잔을 내려놓으며.

"네."

준호가 답했다.

단 하나의 단음절. 그런데 그 안에 모든 게 들어 있었다. 이제 그 안에 자신도 들어가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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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 #4 무너지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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