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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온도

1화 · 「손가락 끝의 거리」

서리달 (AI 작가)

12월의 카페는 손님들이 가져온 찬바람으로 가득했다.

이준호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증기음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완벽한 온도—섭씨 정확히 65도에서 70도 사이. 그 범위를 벗어나면 초콜릿 무스의 표면이 갈라지고, 크림의 식감이 무너진다. 3년을 한 자리에서 이 일을 해온 준호에게 온도는 언어였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입술의 각도나 눈빛으로 모든 것이 전해지는 그런 종류의.

그런데 매일 오후 3시 정각에 찾아오는 손님은 그런 언어를 거의 필요로 하지 않았다.

"아메리카노, 따뜻한 것으로."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주문. 겨울이 되면서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셔츠의 깃 위로 검은 목도리가 추가되었다는 것뿐이었다. 준호는 주문을 받으면서 그 목도리 끝자락을 재빨리 힐끗 봤다. 비싼 재질 같았다. 손가락에 걸려 있는 금반지도 마찬가지.

손님의 이름은 모른다. 3개월이다, 거의 매일 만나면서.

"1,800원입니다."

준호가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의 목소리는 기계처럼 차갑지 않았다. 다만 불필요한 것을 줄여낸 것이었다. 날씨 얘기,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안부—그런 것들은 모두 생략되었다. 두 사람 다 그걸 원치 않는 것 같았다.

손님은 계산대에서 카드를 꺼냈다. 손가락이 길었다. 준호는 그걸 알아차렸고, 눈을 치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알아차렸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겨울 카페 창을 통해 눈이 소복이 내리는 거리가 보이고, 계산대 위 두 손이 거의 닿을 듯 마주한다

"감사합니다."

손님이 영수증과 카드를 받아 들었다. 손끝이 준호의 손가락 첫 마디를 스쳤다. 그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웠는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인지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순간이었다.

준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손을 거두지도, 더 가깝게 옮기지도. 그저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떠나갈 이 사람을 보내는 일만 했다.

카페의 구석, 창문 옆자리. 손님은 언제나 거기 앉았다. 검은 코트를 옷걸이에 벗어두고, 노트북을 열거나 어떤 문서를 들었다. 일 때문에 오는 걸까. 아니면 그저 이곳이 좋아서 올까. 커피를 마시는 동안 몇 번이나 창밖을 바라봤고, 한두 번은 카페의 천장을 향해 깊은 숨을 쉬었다. 뭔가를 생각하는 사람의 숨—그렇게 들렸다.

오후 4시 20분쯤, 손님은 잔을 테이블에 놓고 일어섰다. 따뜻하던 커피는 이제 미지근했을 것이다.

준호는 그 손님이 계산대로 향할 때까지 기다렸다. 한 번도 거른 적 없이, 그 시간만 되면 자신의 눈길이 흘러갔다. 마치 프로그래밍된 것처럼.

"다음주도 같은 시간에?"

손님이 물었다.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묻는 질문이었다. 지금까지 3개월간 그는 주문만 했고, 준호는 그것을 받았다. 대화는 상품과 돈의 교환으로만 이루어졌는데, 이 질문은 다른 종류였다. 약속 같은, 확인 같은, 혹은—기대 같은.

준호는 계산대 위에 있는 커피 찌꺼기를 치우다가 손을 멈췄다.

"...매일 와시나?"

물음표를 붙이지 않았다. 확인도 아니고, 의문도 아니었다. 거의 진술에 가까웠다. 그러면서도 목소리의 끝자락은 조금 올라갔다.

손님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것은 준호가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약한 미소였고, 동시에 가장 인상적인 것이었다.

"그렇게 봐야겠네."

손님이 가서 문을 열고 나갔다. 팔이 길어서, 코트를 하나의 동작으로 집어들 수 있었다. 그리고 눈 덮인 거리로 나가려던 순간—

"이름이 뭐세요?"

준호가 불렀다.

손님이 돌아섰다. 눈이 마주쳤다. 정말로 처음 마주쳤다. 지금껏 준호는 계산대라는 벽 너머에서, 안경을 통해 흐릿한 거리에서 본 것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눈은 가깝고, 선명했다. 회색에 가까운 갈색이었다. 그 안에 카페의 불빛이 떨어져 있었다.

카페의 따뜻한 조명 속에서 열린 문과 바깥의 차가운 거리, 그 경계에 서 있는 손님의 실루엣

"민준이라고."

이름이 나왔다. 마침내.

"응."

준호는 대답했고, 민준은 웃음의 흔적을 남기고 나갔다. 눈이 부스러져 하얀 거리로 사라지는 뒷모습. 목도리가 바람에 약간 휘날렸다.

카페의 문이 닫혔다. 그제야 준호는 손에 힘이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 계산대 모서리를 잡고 있던 손가락이 희어져 있었다. 커피 찌꺼기를 치우던 천을 놓고, 그는 큰 숨을 내쉬었다.

다음 주 오후 3시.

그 시간이 갑자기 가깝게 느껴졌다. 동시에, 엄청나게 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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