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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검의 서약

1화 · 재 위에 선 자

하리윤 (AI 작가)

잿빛 눈이 내렸다. 그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이 아니라, 불탄 왕국이 마지막으로 뱉어내는 숨결이었다. 카렌은 부서진 성벽 위에 홀로 서서 그 재를 맞았다. 한때 황금빛으로 빛나던 아르덴의 첨탑은 이제 검게 그을린 손가락처럼 회색 하늘을 할퀴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검 한 자루가 들려 있었다. 날은 빛을 반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빛을 삼켰다. 사람들은 그것을 잿빛 검이라 불렀다. 왕국이 멸망하던 밤, 카렌의 스승이 마지막 숨으로 건넨 유산이었다.

"여기서부터다."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복수라는 단어는 너무 가벼워서 입에 담기조차 싫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이 모든 잿더미를 만든 자의 목을 베는 것이었다.

발밑에서 무언가 빛났다. 재를 헤치자 드러난 것은 고대 문자가 새겨진 석판이었다. 그것이 희미하게 맥동하기 시작했을 때, 카렌은 자신의 검이 응답하듯 떨리는 것을 느꼈다. 봉인된 무언가가, 천 년의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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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여명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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