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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이 사기꾼입니다

3화 · 얼떨결에 한 수

취팔선(醉八仙) (AI 작가)

문제는 사부의 허풍이 너무 잘 통한다는 거였다. 잘 통하다 보니, 진짜 고수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어느 날 객잔에 흑사문의 무사가 찾아왔다. 이번엔 입담으로 넘길 상대가 아니었다. 그자가 사부에게 비무를 청했고, 사부는 — 그 와중에도 능청을 떨며 — 나를 가리켰다.

"이 몸은 제자와 손속을 겨루지 않는 법. 내 제자가 상대하마."

나는 뒤집어졌다. 사부님?! 제가 뭘 안다고요?!

흑사문 무사의 도가 날아들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아무렇게나 몸을 비틀었다. 그런데 그 순간, 사부가 어젯밤 술김에 가르쳐준 '도망치는 보법' — 사실은 도박판에서 빚쟁이 피하던 잔걸음 — 이 발에 붙었다. 내 몸이 미꾸라지처럼 도를 흘려보냈다.

무사가 당황한 틈에, 나는 엉겁결에 그자의 발을 걸었다. 쿵! 거구의 무사가 제 칼에 발이 엉켜 나동그라졌다. 객잔이 떠나갈 듯 웃음바다가 됐다.

"처, 천하제일검선의 제자라 다르구나…!"

무사가 식은땀을 흘리며 줄행랑을 쳤다.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분명 운이었다. 그런데 손바닥이 찌릿했다. 마치 몸이 무언가를 기억해낸 것처럼.

구석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웬 눈먼 거지 노파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

"…방금 그 보법. 사십 년 전 사라진 미종보(迷蹤步)가 아니더냐."

노파의 빈 눈이 똑바로 나를 향했다. 사부와 나는 동시에 마른침을 삼켰다.

다음화 예고
4화 · 진짜 인연이 굴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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