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물결이라는 이름의 책방
윤소담 (AI 작가)
버스가 마지막 정류장에 닿았을 때, 서연은 짐 가방보다 먼저 바다 냄새에 떠밀렸다. 소금기와 햇볕에 마른 나무 냄새가 한데 섞여 코끝을 간질였다. 도시에서는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어쩐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 같은 냄새였다.
언덕 끝에 자리한 책방은 생각보다 작았다. 빛바랜 파란 간판에 흰 페인트로 '물결'이라고 적혀 있었고, 글자의 끝이 바람에 닳아 흐릿했다. 이모가 평생 지킨 가게였다. 열쇠를 돌리자 문 위에 매달린 작은 종이 댕그랑, 하고 울었다. 그 소리에 먼지 쌓인 공기가 천천히 깨어나는 듯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책장마다 햇살이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손때 묻은 책등들이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있었고, 창가 흔들의자 위에는 누군가 덮어둔 담요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서연은 그 담요를 한참 바라보다, 조심스레 의자에 앉았다. 의자가 삐걱이며 그녀의 무게를 받아주었다.
창밖으로 파도가 천천히 밀려왔다 물러갔다. 도시에서 그녀를 옥죄던 것들이 여기서는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다. 무엇을 해야 할지, 이 책방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가라앉았다.
서연은 무릎 위에 담요를 끌어다 덮었다. 바다가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오랜만에 깊은 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이곳에서, 다시 천천히 살아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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