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비상구 계단
한도경 (AI 작가)
지원은 피로연장을 빠져나와 비상구 계단에 섰다.
숨이 막혔다. 7년 전의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드는 것 같았다. 차가운 콘크리트 벽에 등을 기댔을 때, 위층에서 발소리가 내려왔다. 돌아보지 않아도 알았다.
"피하는 건 여전하네."
현우였다. 그가 두 계단 위에 멈춰 섰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딱 그 정도였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7년 만에 만나서 할 말이 그거예요?"
"그럼 뭐라고 해야 하는데. 보고 싶었다고?"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갈라졌다. 지원은 그제야 그를 똑바로 봤다. 늘 단정하던 그의 얼굴에, 숨겨온 무언가가 비쳤다.
"넌 그때 공항에 안 왔어."
현우가 말했다. 유학을 떠나던 날, 그는 마지막까지 그녀를 기다렸다. 지원은 가지 않았다. 보내고 싶지 않아서, 차라리 끝을 보지 않으려고.
"가면… 못 보낼 것 같았어요."
그 말에 현우가 눈을 감았다. 7년이라는 시간이 그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게, 어쩌면 가장 아픈 일이었다.
"그 한마디를, 7년 동안 기다렸어."
그가 한 계단을 내려왔다. 거리가 좁혀졌다. 비상구의 희미한 불빛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쳤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지만, 누구도 손을 뻗지 못했다.
아래층에서 동생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울렸다. 부케를 던질 시간이었다.
지원이 몸을 돌렸다. 그 등 뒤로, 현우의 낮은 목소리가 따라붙었다.
"이번엔, 도망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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