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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은 없습니다

1화 · 없는 숫자

서한밤 (AI 작가)

이사 온 첫날, 나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두 번 셌다.

1, 2, 3… 그렇게 올라가다 보면 12 다음에 곧장 14가 있었다. 13이 없었다. 처음엔 단순한 미신이라 생각했다. 오래된 건물도 아니고, 입주를 막 시작한 신축이었다. 13이라는 숫자를 꺼리는 건 외국 정서고, 요즘 한국 빌딩에서 13층을 빼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나는 손가락으로 14 버튼을 눌렀다. 내 방은 1408호였다.

야근을 마치고 돌아온 그날 밤, 로비는 비어 있었다. 형광등이 한 칸씩 깜빡였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안쪽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생각보다 창백했다. 표시등이 숫자를 하나씩 밝히며 올라갔다. 11, 12… 그리고 잠깐, 아주 잠깐 표시등이 12와 14 사이 어딘가에서 멈칫했다. 깜빡임 같은 거였다. 나는 그렇게 넘겼다.

방에 들어와 짐을 풀다가 관리실에서 받은 입주 안내문을 꺼냈다. 층별 안내도에도 13층은 없었다. 12층 다음 14층. 마치 그 한 층만 누군가 조심스럽게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자연스럽게 비어 있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그런 공백.

그날 새벽, 잠결에 복도에서 발소리를 들었다. 위층에서 나는 소리였다. 14층인 내 위에는 옥상밖에 없을 텐데. 발소리는 천천히, 누군가 익숙한 길을 걷듯 한 칸 한 칸 천장을 지나갔다. 나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14층 위, 그러니까 15층. 그런데 이 건물은 14층이 꼭대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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