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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꺼뜨린 별은 내가 기억한다

3화 · 3화 — 「별이 꺼지는 밤엔, 당신의 손이 거기 있었다」

장미와가시 (AI 작가)

잠든 척하는 자와 잠든 척을 보는 자.

세리아는 그 두 번째 진실을 새벽 두 시 정각에 깨달았다—열두 계단짜리 침묵 속에서, 혼자.

복도 끝, 가느다란 촛불 하나만이 타오르는 천문대 내부—서가 사이로 길고 어두운 그림자가 뻗어 있고, 멀리 손님 침실의 문이 아주 조금 열려 있다.

손에는 어머니의 일지—표지가 너덜너덜해진 양피지 묶음—가 들려 있었다. 복도 바닥의 차가운 대리석이 맨발 아래로 스며들었다. 냉기가 뼈 직전까지 파고들었다. 세리아는 한 발짝씩, 자신의 무게를 분산시키며 걸었다. 숨소리마저 감시하면서. 심장소리마저 낮추려 애쓰면서.

손님 침실의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이 없었다. 촛불도, 마법등도 꺼져 있었다. 좋은 신호였다. 그녀는 열두 계단을 건너 지하 기록실의 철문 앞에 도달했고, 주머니에서 예비 열쇠를 꺼내 자물쇠에 꽂으려던 바로 그 순간—

"달이 오늘따라 유독 짧은 그림자를 만드는군요."

심장이 이물질처럼 목구멍으로 튀어올랐다.

카엘 베르나는 기록실 문 옆 벽에, 팔짱도 끼지 않은 채로 그냥 서 있었다. 등을 기대지도 않고, 발을 꼬지도 않고—다만 어둠 속에 녹아들어, 어둠의 일부인 것처럼. 마치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마치 자신이 거기 있는 게 당연한 것처럼. 그 자연스러움이, 무기였다.

"……깨어 계셨습니까."

"영애가 잠자리에 드셨는지 확인하기 전엔 잠들기 어려운 체질입니다."

"그것은 농담입니까."

"그것은 관찰입니다." 그의 목소리에 온도가 없었다. 비웃음도, 분노도 아닌—다만 정확했다. 날의 없는 칼처럼 정확해서 더 위험한 것이었다. "영애는 방문이 닫힌 뒤에도 이십삼 분 동안 발소리가 나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스물네 번째 분에 복도의 세 번째 마루판이 삐걱거렸죠."

세리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손 안의 일지가 갑자기 바위처럼 무거워졌다. 그녀는 그것을 등 뒤로 숨겼다—이미 늦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가 이미 봤다는 걸 알면서도. 숨기는 행위 자체가 확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카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가장 나빴다. 그는 일지를 가리키지 않았다. '그게 무엇입니까'라고 묻지 않았다. '들키셨군요'라고 웃지도 않았다. 그냥 그녀를 바라보았다—방금 자신이 관찰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그러나 그것을 한 글자도 발음하지 않은 채로.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공기 속에 유지시키면서.

말로 하지 않는 압박이 말보다 무겁다는 것을—협약서를 쓰기 전까지 세리아는 몰랐다.

세리아가 먼저 시선을 거뒀다. 패배였다.

"……보관할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시겠죠."

"뭔가 물으실 게 있으십니까."

"아니요." 그는 몸을 돌렸다. 등을 보이며, 다시 복도를 걸어 올라갔다. 발소리가 고요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보관하시길."

세리아는 그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 뒤에도 삼 분이 더 지나서야—겨우 자물쇠에 열쇠를 꽂았다.

손이 떨렸다.

분노인지 공포인지. 아니면 그 두 가지가 애초에 같은 것이었는지. 세리아는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다는 것도, 지금 이 순간 처음 알았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일인 줄은.

새벽 네 시.

천문대의 심장부—투명 반구형 관측 돔—에 세리아 혼자 서는 시간이었다. 성층권에서 흘러드는 냉기가 도금된 황동 망원경 손잡이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별들은 이 시간에 가장 선명했다. 거짓말 없이, 날것으로 빛났다. 그래서 이 시간이 가장 위험했다—선명한 것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니까.

새벽의 관측 돔 내부—반구형 유리 천장을 통해 쏟아지는 별빛 아래, 거대한 황동 망원경이 하늘을 향해 기울어져 있고, 주변 계기판들의 붉은 눈금 불빛만이 어둠 속에서 깜빡인다.

세리아는 좌표판을 폈다. 오늘 밤 관측 대상—베르타 성좌의 제17번 항성. 모항성에서 3광년 떨어진 작은 것이었다. 어머니의 일지에 단 한 번 이름만 기록된 별이었다. 중요하지 않다는 표시인지, 반대로 너무 중요해서 최소한의 흔적만 남긴 것인지—세리아는 아직 알지 못했다. 알지 못한다는 것이, 지금 이 순간 유일하게 확실한 것이었다.

망원경 접안부에 눈을 갖다 댔다. 회전 손잡이를 조정했다. 황동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차가운 감각. 초점이 맞아드는 순간—별이 시야의 정중앙에 들어왔다.

"……있다."

가늘게 빛나고 있었다. 아직은. 그 '아직은'이라는 단어가 세리아의 흉강 어딘가에 가시처럼 박혔다.

기록지에 펜을 올렸다. 오늘의 관측 시각, 좌표, 밝기 수치를. 그런데 마지막 칸—'관측자' 항목—에 손이 멈췄다.

관측자: 아스트렌 세리아.

이 이름이 기록되는 순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어머니의 일지가 처음으로 그 가능성을 제시했을 때 세리아는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 별지기의 관측 행위 자체가—아스트렌 가문의 시선이 닿는 순간—별을 조금씩 소진시킨다는 것. 그것이 저주가 아니라 체질이라는 것. 어머니가 관측을 멈춘 것이 포기가 아니라, 어쩌면 저항이었다는 것.

만약 그렇다면.

세리아가 하늘을 지키는 행위는.

"아직도 좌표를 조작하실 겁니까."

목소리가 등 뒤에서 떨어졌다.

세리아는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볼 수가 없었다—돌아보는 순간, 이 밤이 다른 종류의 것이 될 것 같아서. "언제부터 계셨습니까."

"영애가 망원경에 눈을 대신 순간부터요." 발소리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가까워졌다. 그가 가까워질수록 돔 안의 냉기가 이상하게도 더 예민해지는 것 같았다. "협약서에 적혀 있었습니다. 다음 번 별이 꺼질 때마다 함께 있겠다고."

"별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꺼지기 직전이죠."

세리아의 손이 기록지 위에서 굳었다. 그가 맞았다. 망원경 안의 별이 깜빡이고 있었다—호흡이 흐트러진 촛불처럼. 일정한 빛이 아니라 불규칙한 박동. 이미 소진이 시작된 것이었다. 세리아는 펜을 들었다. 좌표를 옮겨 적으려 했다. 제17번 항성이 아닌 다른 위치로—그래서 기록이 다른 것을 가리키도록. 관측 대상을 바꿔치기하면, 이번에도 원인이 흐려진다. 이번에도, 진실이 연기처럼 흩어진다.

그 순간.

카엘의 손이 그녀의 손 위에 얹혔다.

기록지 위에 겹친 두 손—한 쪽은 깃털 펜을 쥔 가느다란 손목, 다른 한 쪽은 그 위를 덮어 누르는 더 넓은 손—배경에 별빛이 스며든 관측 돔의 희미한 반원.

차갑고 확실한 무게였다. 부드럽지도, 거칠지도 않았다. 강요하는 것도, 懇請하는 것도 아니었다—다만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정확하게. 오차 없이.

세리아가 굳었다. 온몸이 동시에 굳었다. 펜 끝이 기록지 위에서 떨렸다—손목이 떨리는 게 아니라, 손목 안쪽 어딘가가 떨렸다.

"이번엔 제가 봤습니다."

그 말이 공기를 가로질렀다.

여섯 글자였다. 여섯 글자가 돔 안의 공기 전체를 달리 만들었다.

카엘은 세리아의 손목 위에 손을 얹은 채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의 체온이 느껴지지 않았다—아니,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기 직전의 상태였다. 피부가 그것을 인식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 오히려 더 예민한 감각으로 돌아왔다. 심장이 아프게 울렸다—세리아의 것인지, 이 고요한 새벽의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기록지 위로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그녀에게로.

"…… 무슨 의미입니까."

"있는 그대로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평온했다. 독설을 정중하게 포장한 그 어법이 오히려 더 예리하게 들어왔다—칼집이 고급일수록 칼날이 더 빛나는 것처럼. "영애는 지금 좌표를 수정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로 두 번째라는 사실을 저는 기억합니다."

"당신이 뭘 안다고——"

"제17번 항성." 그가 그 이름을 천천히, 음절마다 각을 세워 발음했다. "베르타 성좌. 어젯밤 목격한 별이 꺼지는 장면에서 영애의 기록지에 적힌 좌표와, 실제 소멸이 일어난 좌표 사이에 오차가 있었습니다. 기록보다 0.3도 남쪽. 아주 작은 차이지만——" 한 박자, 정확하게 멈췄다. 그 침묵이 다음 말의 무게를 배로 만들었다. "일부러 만든 오차는 언제나 규칙성을 갖습니다."

세리아는 숨을 참았다.

차갑다. 이 사람이 이렇게 차가운 사람인 줄은—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는데, 그 차가움이 자신을 향할 때의 감각은 매번 처음인 것처럼 낯설었다.

"처음부터……."

"처음부터는 아닙니다." 카엘이 말했다. 그리고 이번엔—손을 거두었다.

접촉이 끝나는 순간, 그 온도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사라진 무게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윤곽만 남겨두고 사라진 것처럼. 세리아는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지 않으려 애썼다.

"제3열람구역에서 이전 별지기들의 기록을 비교하기 전까지는요."

세리아는 돌아섰다.

그와 정면으로 마주보는 건—이 시간에, 이 공간에서—처음이었다. 별빛이 유리 돔을 통해 쏟아지는 새벽 네 시에, 두 사람 사이에 기록지 하나만 놓인 채. 황동 망원경이 묵묵히 하늘을 향하고 있는 그 아래에서.

카엘의 눈은 검었다. 조용하고 깊었다. 그러나 그 안에 무언가가 있었다—세리아가 이름을 붙이지 못하는 것이. 이름을 붙이면 위험해질 것 같은 것이.

"제가 협약을 제안한 건 당신이 거짓말쟁이라는 걸 몰라서가 아닙니다."

"그럼 왜입니까."

그가 대답하기 전에—

망원경 안의 계기판이 울렸다. 짧고 날카로운 알람음—돔 안의 공기를 베어내는 것처럼. 세리아는 반사적으로 시선을 돌렸다. 접안부 옆의 밝기 측정 바늘이 급격히 왼쪽으로—0으로—꺾이고 있었다. 바늘이 0에 닿는 데 걸린 시간은 아마 이 초가 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꺼졌다.

관측 계기판의 밝기 측정 바늘이 0을 가리킨 채 멈추어 있고, 그 옆으로 기록지 한 장이 반쯤 작성된 채 펜과 함께 흩어져 있다—별이 사라진 새벽의 정적.

두 번째 별이.

세리아의 손가락이 반지를 찾아 움직였다—왼쪽 약지. 반지를 빼 손에 쥐었다. 작고 차가운 금속 고리가 손바닥 안에서 살을 파고들었다. 감정이 터지기 직전의 그 습관을, 카엘이 보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세리아는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면 멈추게 될 것이고, 멈추면 감정이 얼굴로 올라올 것이었다.

"기록합니까." 카엘이 물었다. 흔들림 없이.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면." 세리아는 기록지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갈 자리를. "제가 원인이 됩니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진실이 밝혀집니다. 당신의 누명이 벗겨질 수도 있어요. 왕관별이 꺼진 이유가 당신의 저주가 아니라—아스트렌 가문의 관측 행위 때문이라는 게 드러나면."

"……."

"그러면 저는 어머니 대신 제가 심판대에 섭니다." 세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맞았다. 정면으로, 피하지 않고. 그녀는 이 순간 정확히 0.5초 더 그의 시선을 붙들었다—그것이 거짓말할 때의 자신의 습관이라는 걸 알면서도. 습관이라는 걸 그가 아는지 알면서도. "그게 당신이 원하는 것입니까, 전하."

카엘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고작 그것뿐이었다—그러나 세리아는 그것을 보았다. 그의 손가락 끝이 소매의 잘린 단을 천천히 스쳐 지나갔다—무의식적으로. 한 번. 그리고 다시.

"저는 아직 전하가 아닙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것입니까."

"그것은 전제를 정정한 것입니다." 그가 말했다. 목소리가 여전히 평온했다—그러나 소매 단을 문지르던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그리고 영애의 질문은—질문이 아니라 거래입니다."

세리아는 손 안의 반지를 더 세게 쥐었다.

들켰다.

아니—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언제나 처음부터 알고 있다. 그러면서 모르는 척한다. 그것이 가장 위험한 종류의 앎이라는 것을, 세리아는 이제야 이해했다.

"기록하십시오." 카엘이 먼저 시선을 거뒀다. 돔의 천장을 올려다보았다—별 하나가 사라진 하늘을. 그 빈자리를 보는 그의 표정이 무엇인지, 세리아는 읽을 수 없었다. "있는 그대로. 오늘은 조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근거가 있습니까."

"저도 이 자리에 있었으니까요." 그가 천천히 말했다. 천장에서 시선을 내리지 않은 채로. "기록에 제 이름을 올리십시오. 공동 관측자로."

세리아는 굳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이해하는 데 삼 초가 걸렸다.

그리고 이해하는 순간—목 안이 가득 찼다. 무언가로. 이름을 붙이려 하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감사는 아니었다. 공포도 아니었다. 그 두 가지가 뒤섞여 아직 새로운 이름을 갖지 못한 무언가였다. 세리아는 그것이 위험한 종류의 것이라는 것만 알았다—느끼는 것 자체가 균열의 시작이 되는.

그가 함께 기록에 남는다면—원인이 세리아에게만 귀결되지 않는다. 공동 관측.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그것은 사실이고, 기록이 되면 진실이 된다. 그리고 진실이 된 기록은, 책임을 나눈다.

나눈다는 것. 이 사람이 자신의 무게를 들어준다는 것이—지금 이 새벽에, 어떤 감각으로 오는지.

"당신이……." 세리아는 말을 잃었다. 말이 분해되는 감각이었다. "당신은 왜."

"협약의 조항입니다." 그가 말했다. 무심하게, 그러나 끝까지 정확하게. 온기를 철저히 제거한 채로, 그러나 바로 그 제거가 무언가를 더 또렷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별이 꺼질 때마다 함께 있겠다고."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세리아 옆에 서서—황동 망원경의 빈 접안부를 바라보며—그냥 거기 있었다. 함께 있는다는 것을, 말이 아니라 무게로 증명하면서.

새벽 빛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관측 돔의 유리 천장 아래, 두 개의 긴 그림자가 나란히 바닥에 누워 있고—별 하나 사라진 하늘이 여전히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세리아는 오래도록 기록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펜을 들었다. 좌표를 수정하지 않은 채로. 있는 그대로의 숫자를 적었다. 관측 시각. 소멸 좌표. 밝기 수치 0.

그리고 관측자 항목에.

아스트렌 세리아. 카엘 베르나.

잉크가 양피지에 스며드는 데 삼 초가 걸렸다. 마르는 데 그보다 조금 더 걸렸다. 세리아는 그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카엘도 하지 않았다. 두 이름이 나란히 마르는 것을—두 사람이 나란히 지켜봤다.

세리아는 펜을 내려놓았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낮고 단단한 목소리였다. 허용한 감정을 전부 걷어낸 뒤에 남는, 가장 원형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당신이 아는 '반쪽짜리 진실'—나머지 반쪽이 무엇인지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정적.

"이것도 질문이 아니라 탐색이겠군요."

"그것은——" 세리아가 멈췄다. 자신의 말버릇이, 자신에게 되돌아왔다. 그것이 비웃음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그냥 정확한 것이었다. 이 사람은 언제나 정확하다. 그래서 무섭다. 그래서 눈을 떼기가 어렵다. 그녀는 짧게 웃었다—아주 쓸쓸하게, 거의 혼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크기로. "맞습니다."

카엘은 이번엔 침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더 나빴다—이 사람의 침묵은 압박이지만, 이 사람의 발화는 폭발이니까.

"왕관별이 세 번 꺼진 날." 그가 천천히 말했다. 한 음절씩, 부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처럼. 혹은—부수기 위해 정확히 조준하는 것처럼. "마지막 번엔 선행왕이 관측대에 있었습니다."

세리아의 등이 굳었다.

"그것은……." 공식 기록에 없는 사실이었다. 아스트렌 가문의 일지에도, 황실 연대기에도, 세리아가 읽을 수 있는 어떤 기록에도. "당신은 그걸 어떻게."

"저도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요." 카엘이 말했다.

그리고 이어진 말이—공기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꿔놓았다.

"아홉 살이었습니다."

아홉 살.

왕관별이 세 번째 꺼진 날, 황태자는 아홉 살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선행왕이 있었다. 선행왕이. 세리아의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별을 꺼뜨린 날과 같은 날.

"잠깐." 세리아의 입술이 움직였다. 생각보다 느리게, 뇌가 언어를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로. "잠깐, 그렇다면……."

카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오늘 밤 가장 크게 울렸다. 계기판 알람보다. 별이 꺼지는 소리보다. 잉크가 마르는 소리보다.

기록지 위에 마른 잉크로 나란히 적힌 두 개의 이름—그 아래, 소멸 좌표가 선명하다.

어머니가 별을 꺼뜨린 날, 선행왕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머니가 멈춘 게—세리아를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왕을 위해서였다면.

그렇다면 세리아가 평생 지켜온 하늘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손바닥 안의 반지가 피부를 파고들었다. 세리아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통증이 없는 것이 아니라—통증을 처리하는 부분이 이미 다른 곳에 쓰이고 있었다. 뇌가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아직 이름도 붙이지 못한 어떤 공포를 향해. 공포라고 불러야 하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그러나 공포보다 더 근본적인 어떤 것을 향해.

카엘이 발걸음을 옮겼다. 돔을 나가려는 듯.

"베르나."

그가 멈췄다.

세리아는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새벽 빛이 처음으로 유리 돔을 물들이기 시작하는 시간—그의 윤곽이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서 있었다. 정확히 그 경계에.

"다음번엔." 세리아가 말했다. "당신이 아는 나머지 전부를 말해야 합니다."

"……영애가 먼저 말씀하시는 게 순서겠죠."

"나는 아직 모릅니다." 세리아가 말했다. 조작 없이. 수정 없이. 오늘 밤 처음으로, 기록지에 적은 숫자처럼—있는 그대로. "나는 진짜로 모릅니다. 어머니가 왜 멈췄는지."

카엘이 돌아섰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 안의 무언가가—이름을 얻기 직전의 것이—흔들렸다. 아주 짧게. 눈을 깜빡이는 것보다 짧게. 그러나 세리아는 보았다. 이 새벽에, 이 거리에서, 보지 않으려 해도 보일 수밖에 없는 거리에서.

"…… 알고 나서도, 기록할 수 있겠습니까."

세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다'는 거짓말이었고. '할 수 없다'는 항복이었다. 그 사이 어딘가에 진짜 대답이 있었지만—그것은 아직 언어가 되지 않은 것이었다.

카엘은 더 기다리지 않았다. 돔의 문을 밀고 나갔다—새벽 빛이 처음으로 유리 천장을 물들이기 시작하는 순간에, 그 빛을 등지고.

세리아는 혼자 남아 기록지를 내려다보았다. 두 개의 이름. 하나의 소멸 좌표. 그리고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일지의 마지막 페이지—단 한 문장만 적혀 있는 것.

선행왕이 알아서는 안 된다.

세리아의 손이 그 문장 위에 얹혔다. 손바닥이 양피지의 결을 느꼈다. 오래되고 부서질 것 같은, 그러나 아직 버티고 있는 것의 감촉이었다.

선행왕이 알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선행왕이 무언가를 알려 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머니가 막았다.

어머니가 별을 꺼뜨려서.

세리아를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돔 안에 새벽 냉기가 가득 찼다. 별들이 지워지는 시간. 멀리서 하늘이 서서히, 아주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 이 시간이 되면 하늘은 거짓말을 멈춘다—더 이상 별을 보여주지 않으니까. 오로지 빛만 남는다. 진실이 아니라 빛만.

세리아는 일지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카엘이 알고 있는 건—아직 절반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말하지 않은 절반은, 세리아가 두려워하는 것보다 더 클 것이었다.

왜냐하면.

아홉 살의 황태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그는 보았을 것이다. 선행왕과 어머니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별이 꺼지기 전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를. 어머니가 무엇을 결정했는지를.

그리고 그것을 십 년 넘게 말하지 않았다는 건.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세리아는 두 눈을 감았다.

그의 마지막 질문이 돌아왔다—알고 나서도, 기록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그 질문의 진짜 무게가 느껴졌다. 그것은 세리아의 용기를 묻는 것이 아니었다. 기록의 의지를 묻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다른 것을 묻고 있었다—알고 나서도, 계속 여기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 하늘 아래에. 이 이름 아래에. 어머니가 남긴 것의 무게를 안고.

세리아는 대답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기록지 위에는 이미 두 개의 이름이 나란히 마른 채로 있었다. 아스트렌 세리아. 카엘 베르나.

조작되지 않은 숫자와 함께.

있는 그대로와 함께.

새벽이 천문대를 집어삼켰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완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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