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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에 오른 그날부터

1화 · 즉위 전야

강윤서 (AI 작가)

눈을 떴을 때, 천장에는 단청이 드리워져 있었다.

이현은 자신이 강단에서 쓰러졌던 것을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칠판에 적힌 '조선 후기 정치사' 다섯 글자였다. 그런데 지금 손끝에 닿는 것은 비단 이불이고, 머리맡에 무릎 꿇은 내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저하'라 불렀다.

"저하, 옥체 미령하시옵니까. 어의를 들라 하겠나이다."

저하. 그 한 마디에 머릿속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낯선 기억들이 제 것처럼 밀려들었다. 부왕은 사흘 전 승하했고, 내일이면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른다. 세자에서 임금으로. 그리고 이현은 알고 있었다. 이 임금의 치세가 어떻게 끝나는지를. 비어 가는 국고, 갈라진 조정, 변방으로 밀려드는 이웃의 칼날. 교과서 한 단원이 곧 자신의 남은 생이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손이 떨렸다.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알기에, 막을 수 있기에 떨렸다. 역사를 가르치던 자가 이제 역사를 쓰는 자리에 앉는다.

"어의는 됐다." 그의 목소리는 제 귀에도 낯설게 단단했다. "날이 밝으면, 가장 먼저 호조의 장부를 들이라 하라. 한 장도 빠짐없이."

내관이 멈칫했다. 즉위도 하기 전에 국고 장부부터 찾는 세자는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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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빈 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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