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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떠나는 사람들

1화 · 두부 냄새가 나는 쪽으로

길위의기록 (AI 작가)

새벽 네 시의 교토는 냄새부터 깨어났다.

거리는 아직 어두웠고, 간판들은 꺼져 있었고, 니시키 시장 입구 차양막은 반쯤 걷힌 채 밤과 아침 사이의 어딘가에 걸려 있었다. 이윤재는 뒷골목 모퉁이에 선 채 눈을 감았다. 소리보다 냄새를 먼저 당겨오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코 끝으로 들어오는 것들을 순서대로 정리했다. 물 냄새가 첫 번째였다. 밤새 타일 바닥을 씻어낸 차가운 물, 배수구 사이로 스며든 비린 돌 냄새. 두 번째는 연기였다. 숯 아닌 나무, 살짝 눅눅한 나무를 아침 첫 불로 태울 때 나는, 겨울 산에 가까운 냄새. 그리고 세 번째.

두부였다.

아무도 없는 새벽 골목에서, 이윤재는 천천히 그쪽으로 걸어갔다. 가게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창문 너머로 불빛 하나가 흔들렸다. 노인이 뒤를 보이며 무언가를 젓고 있었다. 커다란 솥에서 수증기가 피어올랐고, 그 수증기는 골목 전체로 퍼져나가다가, 이윤재의 셔츠 깃 안으로도 슬며시 파고들었다. 따뜻하고, 비리지 않고, 단백질이 열을 만날 때 나는 특유의 순수하고 부드러운 냄새. 이 냄새에 특별한 이름은 없다고 윤재는 생각했다. 아침이라는 단어가 냄새를 가졌다면, 바로 이것이었다.

그는 녹음기를 꺼내지 않았다. 아직이었다. 먼저 머리와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마로 느끼는 냉기, 발바닥으로 올라오는 젖은 돌의 차가움, 수증기가 피부에 닿아 사라지는 그 촉감 하나하나. 그가 돌아가서 전달해야 할 것은 소리만이 아니었다. 소리는 그 모든 것의 용기(容器)였다. 솥 안에서 두부가 끓는 소리, 노인이 나무 주걱으로 솥 가장자리를 두드리는 소리, 어딘가 먼 곳에서 자전거 한 대가 빈 골목을 가로지르는 소리. 윤재는 그제야 녹음기를 들었다. 손가락 하나로 버튼을 눌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벽 공기가, 두부 냄새 속에서, 녹음되기 시작했다.

새벽 교토 뒷골목, 김이 피어오르는 두부 솥 앞에서 눈을 감은 채 녹음기를 들어 올리는 이윤재의 옆모습—골목 바닥에 물이 고여 그 실루엣이 흔들리며 비친다.

사흘 뒤, 이윤재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동안에도, 리무진 버스 창문에 이마를 기대는 동안에도, 그의 귓속에는 교토 새벽이 살아 있었다. 원하면 언제든 재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호스피스 병동 3층, 304호.

문을 열기 전에 윤재는 잠깐 멈췄다. 복도 끝 창문으로 오후의 빛이 기울어 들어왔다. 병동 특유의 냄새—소독약과 따뜻한 공기와, 그 아래 은은하게 깔리는 어떤 냄새, 이름 붙이기 어렵지만 익숙한—가 코에 들어왔다. 그는 그 냄새를 어떤 기억과도 연결시키지 않으려 애썼다. 그것이 이 일을 계속하는 방법이었다.

"오셨어요?"

간호사가 차트를 들며 지나쳤다. 윤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 대화는 끝났다.

304호의 환자는 유기순, 일흔두 살, 전직 중학교 국어 교사. 두 달 전부터 여기 있었다. 소원은 딱 하나였다. 교토 니시키 시장 새벽 두부 냄새. 서른여섯 살에 신혼여행으로 한 번 맡아봤던, 그 냄새를 다시 한번.

윤재가 문을 밀었을 때, 기순 씨는 눈을 뜨고 있었다.

쪼그라든 몸이 흰 침대 위에 놓여 있었고, 손은 이불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으며, 눈동자는 창문 쪽을 향하고 있다가 윤재를 향해 천천히 돌아왔다. 물이 빠진 눈이었다. 그러나 아직 거기에 무언가가 있었다.

"왔어요."

윤재가 말했다. 문장 하나. 거기서 끝냈다.

기순 씨가 입술을 움직였다. "냄새 가져왔어요?"

"……네."

그는 의자를 끌어당겨 침대 옆에 앉았다. 가방에서 소형 스피커와 이어폰을 꺼냈다. 이어폰은 양쪽 모두 기순 씨의 귀에 꽂기 위한 것이었다. 스피커는 그 사이에 놓을 보조였다. 냄새는 재생할 수 없었다. 그것은 언제나 한계였다. 그러나 소리가 기억을 불러내면—뇌는 스스로 냄새를 복원하려 했다. 그것이 이 방식의 원리였다. 증명된 것도, 학술적으로 정리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된다는 것을, 윤재는 직접 봐왔다.

이어폰을 기순 씨의 귀에 꽂아드릴 때, 그의 손가락이 잠깐 그 작은 귓불에 닿았다. 차가웠다. 그는 눈을 들어 기순 씨의 얼굴을 봤다. 기순 씨는 눈을 감고 있었다.

"……재생할게요."

버튼을 눌렀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소리였다. 새벽의 공기. 아주 멀리서 차가운 바람이 차양막을 건드리는 소리. 배수구 물소리, 그 위에 겹치는 발자국 하나—자전거 바퀴 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 그리고 솥. 끓는 소리가 아니라 그 직전의 소리, 뜨거운 물이 두부를 품고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소리. 나무 주걱이 솥 가장자리를 두드리는, 두텁고 둔한 소리.

기순 씨의 눈썹이 움직였다.

입술이 아주 조금 열렸다.

"……맞아요."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 말이었다. 그러나 윤재는 들었다. 그 두 글자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았다. 맞아요, 가 아니었다. 거기 있어요, 였다. 나 지금 거기 가 있어요, 였다.

방 안이 조용해졌다.

솥 끓는 소리가 흘렀다.

기순 씨의 숨이 한 번 느려졌다가, 다시 느려졌다. 윤재는 움직이지 않았다. 손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눈은 기순 씨의 얼굴에 고정한 채. 기순 씨의 표정이 서서히 바뀌어 갔다. 무언가 풀리는 것처럼, 오래 쥐고 있던 것을 내려놓는 것처럼.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흰 침대에 누운 노인의 귀에 이어폰을 꽂아준 채, 무릎 위에 두 손을 얹고 그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이윤재—창문으로 기운 오후의 빛이 두 사람의 사이를 반으로 나눈다.

그것이 기순 씨의 마지막 표정이었다.

병동 복도는 조용했다. 언제나 그랬다. 이런 순간에도.

윤재는 304호 문을 닫고 복도에 섰다. 이어폰을 손바닥에 쥐었다 폈다. 아직 가방에 넣지 않았다. 가방에 넣는 순간이 이 일이 끝난다는 신호였고, 그는 아직 그 신호를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복도 형광등 하나가 깜빡였다. 어딘가에서 링거 경보음이 짧게 울렸다가 멈췄다.

"이윤재 씨?"

목소리가 등 뒤에서 날아왔다. 빠르고, 낮고, 모서리가 있는 목소리였다.

돌아보니 처치실 문 앞에 여자가 서 있었다. 흰 가운, 청진기, 짧게 묶은 머리. 차트를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는 커피 종이컵을 들고 있었는데, 컵에서는 아무런 김도 올라오지 않았다. 차가워진 지 오래된 커피였다.

강서하였다. 신임 의사. 발령받은 지 열흘이었다.

"304호 기순 씨…" 서하가 차트를 넘기며 말했다. "언제 들어가셨어요?"

"……한 시간쯤."

"지금 상태는요?"

윤재는 잠깐 그 얼굴을 봤다. 질문이 의학적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얼굴이었다. "주무세요."

서하가 눈썹을 들었다. "주무세요? 의식 확인하셨어요?"

"……"

"이윤재 씨, 저 처음 보는 거 아시잖아요. 근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이 제도 좀 이해가 안 가요." 서하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차가운 커피를 아무렇지 않게. "환자한테 죽기 전에 가고 싶은 데 말하라고 하면—정말 못 가는 거잖아요. 소리로 때워주는 거잖아요. 그게 위로예요, 아니면 환상이에요?"

병동에서 이 질문을 처음 듣는 게 아니었다. 윤재는 그것을 알았고, 서하도 그것을 알았다.

문제는 아무도 대답을 안 해줬다는 것도, 아마 서하는 알고 있었다.

"환상이면요."

윤재가 말했다. 짧게.

"환상이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 윤재는 이어폰을 가방에 넣었다. 천천히, 가방 지퍼를 잠갔다. "기순 씨 마지막 표정 못 보셨으니까."

"저는 의사예요. 표정으로 진단하지 않아요."

"저도 의사 아니에요." 윤재가 가방을 어깨에 걸쳤다. "그러니까 표정 봐도 돼요."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었다.

등 뒤에서 서하가 다시 커피를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여전히 차가울 것이었다. 그리고 그 커피를, 그 여자는 혼자 다 마실 것이었다.

그날 저녁 오한별이 병동 자원봉사 일지를 정리하다 윤재를 발견한 것은 1층 로비 벤치에서였다.

"야. 또 거기 앉아 있어?"

반말이었다. 윤재보다 열두 살 위지만, 한별은 그에게만 항상 그랬다. 윤재는 대꾸하지 않았다.

한별이 옆에 털썩 앉았다.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혀를 짧게 찼다. 기쁜 것도 슬픈 것도 아닌, 그냥 습관 같은 소리였다.

"기순 쌤 갔어?"

"……네."

"잘 가셨어?"

윤재는 잠깐 뜸을 들이다 말했다. "교토에서요."

한별이 앞을 봤다. 로비 자동문이 열렸다 닫혔다. 누군가 들어왔다가 나갔다.

"신임 의사 만났어?"

"……네."

"뭐라 하디?"

"환상 주는 거 아니냐고요."

한별이 코웃음을 쳤다. "크. 열흘째 레퍼토리네. 나한테도 똑같이 했어, 그 사람. 나는 차트도 없는 사람이 왜 병동을 돌아다니냐고 했는데."

"뭐라 하셨어요?"

"차트가 없는 사람들이 더 잘 보이는 것도 있다고 했지." 한별이 다시 혀를 찼다. 이번엔 기쁜 쪽이었다. "근데 걔는 지지 않더라고. 말 빠르고. 근데…" 잠깐 멈췄다. "눈빛은 나쁘지 않았어. 겁먹은 사람 눈이었어."

윤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별이 그를 옆으로 훑어봤다. "교토 새벽 어땠어? 두부 냄새."

"……좋았어요. 좋은 냄새였어요."

"기억나?"

"지금도요."

한별이 그 말에 잠깐 멈췄다가 다시 앞을 봤다. "그거 조심해야 해. 너도 알지?"

윤재는 대답하지 않았다. 알고 있다는 말도, 모른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순간, 그의 코 깊은 곳에서 교토의 두부 냄새가 아주 잠깐, 슬며시, 올라왔다.

수증기. 나무 주걱. 새벽 차가운 타일. 솥 끓는 소리.

그리고, 그 뒤에.

다른 냄새.

윤재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것이 어디서 오는 냄새인지 알 수 없었다. 교토가 아니었다. 그가 가본 어느 도시도 아니었다. 그러나 맡아본 적 있는 냄새였다. 분명히 맡아본 적 있었다. 어디서였는지는—

사라졌다.

냄새가 사라졌다.

윤재는 손바닥을 코에 갖다 댔다. 아무것도 없었다. 병동 로비의 소독약 냄새만 남아 있었다.

한별이 힐끔 봤다. "왜?"

"……아니에요."

아니었다. 아니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것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윤재는 알고 있었다. 두 번째였다. 기순 씨의 방에서 나온 직후에도 한 번 있었다. 같은 냄새였다. 잡힐 듯하다가 사라지는, 그러나 분명히 아는, 어딘가에서 온 냄새.

그것이 어디인지.

그 질문이 로비 형광등 아래에서 윤재의 가슴 안으로 조용히, 그러나 깊이, 박혔다.

다음 날 아침, 3층 복도.

윤재가 새 환자 배정 파일을 받으러 간호사 스테이션에 들렀을 때, 카운터 안쪽에서 강서하가 차트를 넘기고 있었다. 어젯밤 그 커피를 아직도 들고 있는 것은 아닐 테지만, 손에 들린 컵에서는 역시나 김이 올라오지 않았다.

두 번째 차가운 커피.

윤재는 그 사실을 그냥 지나치려 했다.

"304호요."

서하가 먼저 말했다. 차트를 넘기는 손을 멈추지 않고.

"네?"

"기순 씨 최종 기록 봤어요. 산소포화도, 맥박, 호흡수." 그 여자가 차트를 탁 덮었다. "교과서적으로 편안한 임종이었어요."

윤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어제." 서하의 말이 아주 조금 느려졌다. 그 여자에게 쉬운 말이 아니라는 게, 말의 속도에서 보였다. "환상이냐 아니냐는 내가 판단할 게 아닐 수도 있어요."

"……"

"근데." 다시 빨라졌다. "저는 아직도 납득이 다는 안 돼요. 그냥 솔직히 말하는 거예요. 그게 제 방식이에요."

윤재는 파일을 받아 들었다. 새 환자. 이름을 확인했다. 정막동, 84세, 원양어선 선원 출신.

그리고 소원란에 적힌 것을 봤다.

노르웨이 피오르.

"……알겠어요."

그가 그 말을 서하에게 했는지, 파일에게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서하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여전히 차가울 것이었다.

"그 어르신이요." 서하가 조심스럽게, 그러나 역시 직접적으로 말했다. "솔직히 노르웨이는 좀…"

"가보면요."

윤재가 말했다. 처음으로 문장을 끊지 않고 끝까지 말했다.

서하가 잠깐 멈췄다.

"거기 가보면, 뭐가 달라지냐고요?"

이번엔 윤재가 끊었다. 그러나 다음 말은 하지 않았다. 필요 없었다. 서하의 눈 안에서 무언가가 한 번 흔들렸다 잠잠해지는 것을, 윤재는 그냥 봤다.

간호사 스테이션 카운터 사이로 차가운 커피를 든 강서하와 환자 파일을 쥔 이윤재가 마주 선 채, 서로의 눈을 피하지도 않고 잡지도 않는—딱 그 중간의 거리로 바라보는 장면.

그는 파일을 가방에 넣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노르웨이.

피오르.

84세, 정막동.

그리고, 어제부터 자꾸 올라오다 사라지는 그 냄새.

엘리베이터가 닫히는 순간, 윤재의 코 끝에 그것이 다시 왔다. 이번엔 좀 더 오래. 조금 더 선명하게.

수증기가 아니었다. 나무가 아니었다. 교토가 아니었다.

바다.

바다 냄새였다.

그런데 이윤재는, 지금까지 바다가 있는 도시에 간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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